세대별로 갈리는 중국 온라인 쇼핑 트렌드

2021-11-19 11:00:57 게재

'90허우'는 재미와 개성 중시

'00·10허우'는 국산 브랜드 선호

중국 증권일보는 최근 베이징사범대학이 발표한 '2021년 온라인 쇼핑 소비자 신뢰지수 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성능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국내 브랜드가 새로운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조사에 응한 표본인구의 평균 연령은 35세이며, 이 중 86%가 대졸 이상이며, 전체 응답자의 99%가 온라인 쇼핑 경험이 있다. 조사일 기준 일주일 전 온라인 쇼핑에서 100위안(약 1만8000원) 이하, 101~500위안(약 1만8000원~9만2000원), 501~1000위안(약 9만2000원~18만5000원)을 쓴 비중은 각각 15.2%, 39.6%, 22.1%를 차지했다.
중국의 대형 온라인 쇼핑몰 징둥닷컴 관계자가 11일 온라인 쇼핑 축제 '광군제'에 실시간 판매 현황을 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소비를 대하는 태도에 관한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고 이성적으로 절제해야 한다"고 답했다. "재미와 개성이 있어야 하고 정서적인 연결과 품질적인 부분도 중시한다"는 응답은 31%로 그 뒤를 이었다.

성별, 세대별, 지역별로 소비 태도에 대한 공감대에 차이가 있었는데 남녀간 소비 태도 차이보다는 세대별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 중 '90허우'(1990년대 출생) 그룹은 '즐겁고 개성 있는 소비를 즐겨야 한다'는 인식이 가장 높았다. '70허우'(1970년대 출생)와 '60허우'(1960년대 출생)는 다른 세대에 비해 '가성비가 좋아야 하고 합리적이고 절제돼야 한다'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소비자들은 채소시장에서 몇 푼을 더 깎으려고 흥정을 하기도 하지만 쇼핑몰에서는 새로 출시된 외투에 큰 돈을 쓸 수도 있다"면서 이러한 소비 현상이 최근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광군제(쌍십일) 쇼핑 축제에도 반영됐다고 밝혔다. 핀둬둬 플랫폼의 데이터에 따르면 량산, 옌타이, 윈청 등지의 사과는 애플 아이폰과 함께 핫 아이템이 됐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의 유형은 다양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채널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 중에서는 타오바오, 징둥닷컴, 핀둬둬와 같은 자국 종합 플랫폼을 선택한다는 대답이 38%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 유형으로 조사됐다.

더우인, 콰이쇼우, 샤오총수 등 신흥 쇼핑 플랫폼, 전통적인 오프라인 상점과 슈퍼마켓의 온라인 서비스, 국경을 넘나드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고거래 플랫폼, 동영상 사이트 회원 쇼핑 플랫폼, 팬 전용 쇼핑 플랫폼 등은 새롭게 떠오르는 유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타오바오, 징둥닷컴, 핀둬둬 등 3곳의 종합 쇼핑 플랫폼 중에서 가성비가 높고 공동구매 방식이 돋보이는 핀둬둬에서 젊은 사람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둬둬의 '95허우' 사용자 비율은 32%에 달하는데 이는 기존 온라인 쇼핑 플랫폼보다 3%p 높은 것이다. 젊은이들은 평균 하루에 3번 이상 핀둬둬를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양한 세대의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에서 국내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지만 국내 브랜드 구매 의향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00허우'(2000년대 출생)와 '10허우'(2010년대 출생)는 '90허우'보다 향후 국내 브랜드를 더 많이 구매할 의향이 있으며, 국내 브랜드를 구매할 의향이 가장 높은 세대는 '80허우'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 습관은 지역경제 발전 수준, 산업 구조 및 지역 문화 등의 영향을 받는다. 서남 및 서북 지역은 국내 브랜드 구매를 늘릴 의향이 가장 높았고 화동, 화남, 화중과 같이 경제적으로 발달한 지역은 국무원이 설립한 국경간 전자상거래 시범구역이 주로 분포한 지역이어서 소비자들도 수입품 구매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핀둬둬와 같은 새로운 플랫폼에서 국내 브랜드의 시장 규모, 판매 잠재력 및 인기도 추세를 보면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합리적인 소비 태도를 지향하고 가격 대비 성능, 품질, 소비자 신뢰지수를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이는 새로운 성장 구도에서 중국의 시장 활력과 소비 촉진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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