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T, 기업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 눈길

2021-12-09 10:57:04 게재

일회성 아닌 후속사업과 연계

현장서 기업의견 촘촘히 반영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석영철)이 기업의 현실과 성장단계에 맞는 일대일 종합지원에 적극 나섰다.

기업이 현장에서 원하는 지원은 인력 채용, 자금, 장비 지원, 전문가 파견, 기술 애로 해결, 특허 확보, 규제 해소, 해외 진출 등 상황별로 다르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 내용은 부처별, 기관별로 분절돼 있는 게 현실이다.
석영철 KIAT 원장(가운데)이 인지컨트롤스를 방문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제공


이에 KIAT는 기업 성장단계에 맞춰 판로개척, 제도개선, 법령정비 등 연계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찾아 일회성 지원이 아닌 후속사업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수혜기업 중 대표 사례는 부산에 소재한 엔에프(대표 이상곤)다. 엔에프는 2017년 KIAT의 사업화연계 기술개발(R&D) 사업에 선정돼 병원용 자동산소공급기를 개발했다.

기존 고압산소통 방식에 비해 폭발 위험성을 줄인데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해 원격 모니터링도 가능한 제품이었다. 그러나 국내 병원 납품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의료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순도 99% 이상 산소를 발생시켜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는데 엔에프 제품에서 나오는 산소는 순도가 93%였다.

KIAT는 이 문제 해답을 2019년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에서 찾았다. 의약품 대신 의약품-의료기기 복합인증으로 정식 허가를 받을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실증특례 수혜로 병원 납품 길이 넓어진 엔에프는 그 해에만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을 73억원이나 유치했다. 지난해에는 인도에 현지법인을 설립, 300대 이상의 산소발생기 공급 계약을 따냈고, 올해 생산량 확대에 맞춰 공장도 증설했다.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인지컨트롤스도 KIAT의 연계 지원 효과를 톡톡히 봤다. 1978년 창립 이후 내연차 부품을 주로 생산하던 인지컨트롤스는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용 부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KIAT 소재부품 융합 얼라이언스사업을 통해 냉각수 제어 밸브를 전기차 용도로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도움으로 시제품 제작, 시험 평가까지 빠르게 수행했고, 이어 수요기업에 수백억원 규모의 납품도 성사시켰다.

인지컨트롤스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올해 KIAT의 신산업 진출 사업재편 핵심기술개발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23년까지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의 냉각조절 장치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다.

KIAT 관계자는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다양한 고민을 함께 하면서 적합한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KIAT는 이처럼 연계 지원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현장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슈별 간담회를 통해 64개 기업·기관들과 직접 만나 기업경영의 애로사항 해결을 도왔다. 올해도 월1회 이상 비대면 화상회의, 현장 간담회 개최 등 기관장 주도의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석영철 원장은 "고객 의견을 사업관리에 반영하고, 이를 통해 촘촘한 지원책을 만들 것"이라며 "기업 요구를 섬세하게 살피는 종합 기업지원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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