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낙관”…미국은 압박·제재 병행
26일 제네바서 3차 핵협상
타결 기대와 충돌 우려 교차
이란이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미국과의 3차 핵협상을 앞두고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은 ‘핵무기 보유 불가’ 원칙을 재확인하며 군사 옵션과 추가 제재를 동시에 거론했다. 협상 테이블을 사이에 둔 기대와 압박이 교차하는 양상이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25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재계 인사들과의 회동에서 “정부는 최고지도자의 지침에 따라 협상을 이끌고 있으며 전망은 밝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태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협상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면 장애물을 제거하고 국가 발전을 더 빠르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1·2차 협상에 이은 세 번째 만남으로 장소는 제네바다. AP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이끄는 이란 대표단은 이미 출국했다. 미국 측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드코프가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의 메시지는 단호하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2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 아주 단순하다”며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체제가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군사력 없이 해결하길 희망하지만 필요하다면 대통령은 그 권한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전날 국정연설에서 “세계 최대 테러 지원국이 핵무기를 갖도록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외교적 해법을 우선한다면서도 군사행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투 트랙’ 기조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에 합의 시한을 열흘에서 최대 보름(15일)으로 제시한 바 있다.
협상 하루 전인 25일 미국 재무부와 국무부는 이란의 자금줄과 무기 조달망을 겨냥한 대규모 제재도 발표했다. 수억 달러 규모의 이란산 원유·석유제품을 운송해 온 ‘그림자 선단’ 선박과 소유·운영자, 그리고 탄도미사일·첨단 재래식 무기 개발을 지원한 이란·튀르키예·아랍에미리트(UAE) 기반 네트워크가 대상이다. 개인·기관·선박 등 30여 건이 지정됐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제재 대상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관의 자산도 동결한다.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자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가능성도 열어뒀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가 “대 이란 최대 압박 유지”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협상 성과를 통해 경제 제재 완화와 대외 긴장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우라늄 농축 문제를 둘러싼 이견은 여전하다. 일부 외신은 이란 내부에서 농축 포기가 체제 존립에 더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은 농축 활동의 엄격한 제한 또는 사실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26일 제네바 3차 회담에서 외교적 돌파구가 열릴 경우 긴장 완화와 부분적 제재 완화 논의가 이어질 수 있지만 결렬 시 군사적 긴장 고조와 추가 제재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