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여론조사 하루에 7개씩 쏟아져 … '옥석을 가려라'

2022-01-11 11:33:51 게재

조사기관만 85개 난립

표본선정·조사방식 다양

오류 보면서 추세 읽어야

20대 대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같은 기간의 조사인데도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오기도 한다. 또 각 대선 캠프들은 자체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기존 여론조사에서 포착하지 못한 부분들을 찾아내기도 한다.

1000명 정도의 표본으로 전체 유권자의 생각을 알아내는 데는 애초부터 '한계'를 안고 있다. 여론조사의 오랜 경험은 '정확한 표심'을 읽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함께 해석의 영역에서 '가중치'가 더해지기도 한다. 조사결과의 상당부분이 '조사자나 의뢰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수많은 여론조사의 홍수 속에서 여론조사에 대한 맹신보다는 통계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면서 추세를 읽어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10일 동안 나온 20대 대통령선거 관련 여론조사는 44건이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하루에 4건 이상 나온 셈이다. 휴일을 빼면 하루에 7건이 넘는 여론조사결과가 발표됐다.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9월엔 71건의 대선 여론조사가 공개됐고 주요 정당 후보가 뽑히기 시작한 10월엔 61건으로 주춤하더니 본격적으로 대선국면에 접어든 11월엔 83건으로 늘어났다.

그러더니 12월엔 117건으로 급증했다. 하루 평균 4건에 가까운 조사결과가 쏟아져 나왔다. 영업일(23일) 기준으로 보면 일평균 5건을 넘어섰다.

현재 등록된 여론조사기관은 85곳이다. 2020년말 79곳에 비해 6곳이 늘어났다. 여론조사기관의 난립을 막기 위해 2017년 5월부터 '등록제'로 전환했지만 등록기준은 조사시스템, 3명 이상의 상근 직원, 여론조사 실시 실적 10회 이상 등으로 그리 높지 않다.

여론조사의 신뢰도 문제가 제기된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상황이다. 전 유권자의 생각을 소수의 표본을 통해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달 7~8일에 실시한 4개의 여론조사를 보면 결과적으로 2개씩 다소 다른 결과를 내놨다. CBS-서던포스트 조사에서는 대선 지지율에서 이재명 34.1%, 윤석열 26.4%의 결과를 내놨고 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서는 이재명 37.1%, 윤석열 30.5%로 나왔다. 모두 오차범위(±3.1%p) 밖에서 순위를 정할 수 있을 정도였다. 반면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는 이재명 37.6%·윤석열 35.2%, 뉴데일리-피플네크웍스에서는 이재명 38.5%·윤석열 37.5%로 오차범위 안의 격차에 그쳐 두 후보간 지지율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어떤 것이 정확한 측정인지는 알 수 없다. 검증하기도 어렵다.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론조사는 표본선정-설문-결과분석 등에서 검증해내기 어려운 여러 가지 오류의 가능성이 있다"면서 "여론조사를 절대시하지 않고 한계와 통계의 오류를 명확히 보면서 추세를 읽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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