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업, 문화예술도시에 힘 보탠다
서초구 사회적경제 창업 지원
초기사업비·임차료 지원 효과
"친구랑 둘이, 개발자 한명 채용하고 시작했어요. 예금 다 털고 집에 있는 돈까지 끌어왔는데 3년차에 위기가 왔어요. 8명으로 늘었던 인력이 다시 처음 수준이 되고 해체도 고민했어요."
위기를 뚫고 기사회생, 현재 19명이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 사무공간 세개를 빌려쓰고 있다. 각종 투자는 물론 내후년이면 자체 이익창출도 내다본다. 넷플릭스로 잘 알려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정보를 제공하는 '키노라이츠' 이야기다. 양준영 대표는 "마이너스 통장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서초구에서 청년 문화예술 창업가에 지원하는 임차료가 큰 힘이 됐다"고 돌이켰다.
서울 서초구가 코로나19로 특히 어려움이 큰 문화예술분야 청년들을 창업으로 이끌고 있다. 예술의전당 일대 악기거리 등 풍부한 문화예술 기반을 바탕으로 청년들 성장을 돕고 궁극적으로 도시발전에 힘이 되도록 2018년부터 사회적경제기업 초기단계를 지원하고 있다. 사회적경제기업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기업 이윤은 물론 사회적 가치와 일자리 창출까지 연계하는 곳들이다.
키노라이츠는 변화를 준비하던 시기에 서초구 지원을 만났다. 이전에는 별도 사무공간을 사용했는데 구성원들이 프로그램 개발 등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하기 어려워 공유사무실을 택했다. 양 대표는 "조건이 좋은 공간을 발견, 서초구에 지원을 요청했다"며 "임대료와 함께 지원하는 컨설팅과 기업간 네트워킹으로 관계를 확장하고 실제 업무에서 부닥치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초구는 2018년 5개 팀에 700만원 사업비와 팀당 5회 이내 전문가 자문 지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23개 팀에 사업비와 임대료를 지원하며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전문가 자문과 역량강화교육도 함께 제공한다.
지난해까지 60개 팀이 창업에 성공했고 이들 기업을 통해 92명이 일자리를 얻었다. 34개 팀은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법인 전환 등 사회적경제 진입을 마쳤거나 준비 단계다. 지난해 지원한 23개 팀 가운데 15개 팀은 한해 전과 비교해 154% 매출이 커졌다. 서초구 관계자는 "초기 단계를 거쳐 안정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추세"라며 "서울문화재단 카카오벤처스 등에서 5억원 가량 투자유치도 받아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경제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서초구는 올해 4억원을 들여 창업과 안정화 각각 15개 팀과 8개 팀을 18일까지 모집, 지원한다. 올해는 창업비를 2000만원까지, 임차료는 최대 540만원으로 확대했다. 경영 마케팅 등 전문가를 연계한 1대 1 자문상담, 사회적기업 설립·인증 취득을 돕고 투자유치 사업제안서 발표력을 키우는 역량강화 아카데미도 준비하고 있다. 선배와 청년 창업가 기법을 듣는 네트워킹 데이도 운영한다.
지난 8일에는 청년 기업가 발굴부터 성장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전용 공간인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를 서초동에 마련했다. 구는 특히 대기업 연계를 위한 기반마련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정기공연 전시회 등 각종 일감을 제공받아 수익을 창출하도록 돕는 형태다.
천정욱 서초구청장 권한대행은 "사회적경제기업 창업 지원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문화예술 분야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면 한다"며 "서초형 문화예술 분야 청년 기업들의 자생력을 키우는 동시에 지역사회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