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눈도장 찍어야 '히트 공식' 완성
취향저격 매장·제품에 이색 굿즈까지 … 신제품 개발 참여 '창의성' 보태기도
유통업계가 MZ세대 공략에 온힘을 쏟고 있다. 상품개발 단계부터 MZ세대 입김이 작용할 정도다. MZ세대 눈도장을 받지 않으면 히트상품이 되긴 어렵기 때문이다. MZ세대 구미에 맞는 상품은 물론 매장 분위기까지 MZ세대 취향에 맞게 꾸미는 추세다.
MZ세대는 1980년대~2000년대초 출생한 '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한다. MZ세대는 1700만명(2019년 기준)으로 인구의 34%에 달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는 모바일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한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기반으로 유통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소비주체로 떠올랐다. 특히 소비측면에선 개성이나 특징 등 '고유 가치'를 추구한다.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소유보다는 공유(렌털이나 중고시장 이용)를,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한다.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가치나 특별한 메세지를 담은 물건을 구매한다.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미닝아웃' 소비를 하기도 한다. 미래보다 현재를, 가격보다 취향을 중시한다. '플렉스' 문화와 명품 소비가 다른 세대보다 익숙하다는 특징도 있다.
◆MZ세대 직원 아이디어 반영 = 이마트24가 최근 선보인 '반반도넛'은 MZ세대 직원으로 구성한 딜리셔스 탐험대(딜탐)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이마트24는 처음 3개월 개발과정을 거쳐 레몬·초코크림 2종류 도넛으로 출시할 목적으로 임직원이 참여하는 품평회를 진행했다.
품평회에서 MZ세대로 구성된 프로젝트 조직인 딜탐 구성원이 "두 가지 맛이 한 봉지에 있으면 좋겠다. 두 가지 다 맛보고 싶은데 도넛 2개를 다 먹는 건 부담스럽다"라는 의견을 냈다. 이 의견은 품평회에 참여했던 임직원 동의를 얻었다. 결국 MZ세대 직원 아이디어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로 다시 개발에 착수했다. 순탄치 않은 개발 과정을 거쳐 원형 도넛을 반으로 자른 형태의 2개 상품을 따로 제조해 한 패키지에 담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렇게해서 반반도넛이란 신상품을 선보이게 됐다.
이마트24 측은 "편의점 원두커피와 디저트를 찾는 고객이 지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한개 분량으로 2가지 맛 도넛은 벌써부터 MZ세대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홈쇼핑도 MZ세대 직원이 직접 기획한 자체 상품으로 MZ세대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 MZ세대 직원들로만 구성된 'MZ PB개발팀'을 신설하고 MZ세대를 겨냥한 자체 상품을 개발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MZ PB개발팀이 자기관리, 건강에 관심이 많은 MZ세대 특성을 반영해 오래 먹어도 질리지 않는 고단백 영양간식 '우주프로틴'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단백질바인 '우주프로틴'은 MZ세대를 우주인으로 설정하고 우주인을 위한 고열량 음식처럼 국내 최대 수준의 제품을 선보인다는 독창적인 개념을 적용했다. MZ세대 직원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인증샷에 익숙한 MZ세대 취향을 고려 SNS용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 역시 MZ세대 직원 아이디어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안에 샴푸바, 고체치약, 대나무칫솔 등으로 구성한 '친환경 고체키트' 바디 포지티브(내 몸 긍정주의)를 지향하는 '언더웨어' '레스토랑 밀키트' 등 MZ세대 직원 아이디어를 반영한 자체상품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굿즈로 MZ세대 붙잡기 = 유통업계 MZ세대 '손길 잡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식품·외식업계는 MZ세대 취향을 저격하기 위해 골프, 캐릭터 등 다양한 굿즈(기획상품)을 내놓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어진 것에 만족하지 않고 취향을 찾아다니는 MZ세대의 다양한 관심사를 만족시키기 위해 유통업계도 개성있는 굿즈를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미노피자는 MZ세대를 겨냥 국내 골프용품 브랜드 볼빅과 함께 굿즈를 내놨다. 온라인으로 피자를 2회 이상 주문한 만 19세 이상 회원 중 1000명을 추첨해 '도미노+볼빅' 골프공을 제공한다.
커피브랜드 할리스는 립스틱을 출시한다. 역시 2030 취향을 겨냥한 기획상품이다.
농심도 카카오프렌즈와 손잡고 한정판 굿즈를 출시했다. 카카오프렌즈 '라이언'과 새우깡, '춘식이'와 꿀꽈배기가 만나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스낵을 먹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스낵그릇과 집게세트, 밀봉집게를 비롯 마스크걸이 장바구니 쿠션 에어팟·버즈 케이스 스티커팩 등 10종의 굿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커머스 역시 MZ세대 공략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11번가는 이달 MZ세대를 겨냥해 'SNS 핫템' 핸드메이드 상품 기획전을 열었다.
11번가 관계자는 "2월 월간 십일절을 맞아 누구보다 트렌드에 밝고 개성있는 상품에 먼저 반응하는 MZ세대를 겨냥해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는 '핫(Hot)한' 핸드메이드 상품을 모아 '잇츠뉴(It's NEW)' 기획전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인터파크는 부산 권역별 유명 빵집을 탐방하는 '빵지순례' 기획전을 열었다. 이색상품으로 MZ 세대를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