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말하는 신현고 교육과정

"학생이 주체가 되는 경험, 새로웠어요"

2022-02-16 11:26:22 게재
1학년 최은서, 2학년 이슬비, 1학년 김보민(왼쪽부터)


■ 신현고 교육과정 안에서 의미 있게 선택한 과목이 있다면?

1학년 최은서 : 화학공학과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화장품에 관심이 많았다. 한때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꾼 적도 있었는데, 화장품 성분이 주요 이슈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화장품공학 기술을 연구하고 싶어졌다. 우리 학교는 2학년 선택과목을 1학년 때 결정하고 3학년 선택과목은 2학년 때 결정할 수 있다. 우선은 2학년 때 '화학Ⅰ' '물리학Ⅰ' '생명과학Ⅰ'을 선택했고, 이어 '화학Ⅱ' '물리학Ⅱ'를 배울 계획이다.

1학년 김보민 : 사람들 앞에서 논리적으로 이야기하고, 글 쓰는 걸 좋아해 외교관을 꿈꾸고 있다.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사회과목 중에서는 '윤리와 사상' '세계사' '정치와 법'을, 과학과목 중에서는 '생명과학Ⅰ'을 선택했다.

2학년 이슬비 : 간호학과 진학을 생각하고 있다. 2학년 때는 과학Ⅰ과목 4개를 모두 신청했다. 네 과목을 모두 배운다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사회보다는 과학과목을 워낙 좋아했고 나중에 진로가 바뀔 수도 있으니 선택의 폭을 넓혀두고 싶었다. 또 물리학과 생명과학, 화학, 지구과학은 서로 연결되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이해가 훨씬 쉬운 장점도 있었다. 3학년 과목 중에서는 '생명과학Ⅱ'와 '지구과학Ⅱ'를 선택했다. '화학Ⅱ'와 '지구과학Ⅱ' 사이에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막판에 '지구과학Ⅱ'로 최종 결정했다. 지구과학을 배워보니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다는 점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 신현고의 학교 수업과 활동 중 기억에 남는 것을 꼽는다면?

최은서 : 한국사 수업에서 책을 함께 읽고 생각을 공유하는 '슬로리딩'이라는 활동이 있었다. 책 읽는 걸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었는데,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4.19, 5.18 등 역사 시간에 배운 큰 주제들과 관련된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눈 뒤 관심 있는 키워드를 뽑아 에세이를 쓰고, 포스터를 만들어보는 활동도 있었는데 친구들의 시각이 정말 다양하더라.

김보민 : 학생들이 주체가 돼 학생회 주관 활동을 다양하게 기획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시민의 날'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1차 때 나온 문제점을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펼쳐놓은 강좌는 많았지만 학생들은 잘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이더라. 같은 시간대에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어 선택의 폭을 넓히고 수동적으로 영화를 보거나 강의를 듣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는 데 주력했다. 배운 게 정말 많았던 경험이다.

이슬비 : 학교와 마을을 연계한 '접경' 프로젝트로 마을과 사람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출판하고 어린 학생들을 위한 과학실험 부스도 기획했다. 그림책 편집은 물론 예산안도 모두 우리가 짰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미리 신청을 받아 줌을 활용한 수업과 과학실험 키트를 활용하는 방식을 구상했는데 키트를 어떻게 전달할지가 과제였다. 택배를 이용하기보다는 우리가 직접 방문해 전달하기로 했다.

처음엔 긴장도 많이 했지만 부모님들이 고맙다며 간식도 건네주시더라. 학교와 마을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배울 수 있었던 경험이어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정애선 내일교육 기자 as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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