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민심 회복 급한 이재명, '탈이념·탈진영' 호소
전체 유권자 과반 … '심판론' 확산 저지에 사활
공급중심 부동산 개혁·유능한 경제대통령 강조
◆'영남 열세' 만회했던 서울은 옛말? =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보수정당이 절대 우위를 보인 영남이 호남 유권자의 2배가 넘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충청권의 선전과 수도권에서 우위를 기반으로 균형을 맞춰왔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부터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역대 대선결과가 이를 잘 보여준다. 현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격돌해 3.5%(108만표)의 근소한 차를 보였던 18대 대선에서도 당시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에게 서울에선 2.7%를 앞섰다. 올해 대선에서 수도권 표심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2020년 4월 21대 총선 기준 수도권 유권자는 서울 847만명, 경기 1106만명, 인천 295만명에 달한다. 2248만명으로 전체 유권자(4399만명)의 50%가 넘는다. 부산을 포함한 울산·경남 등이 672만명, 대구·경북 435만명, 호남 433만명, 충청권 462만명, 강원 132만, 제주 55만명 수준이다. 역대 대선에서 보였던 여야의 권역별 득표율이 재현된다고 가정하면 수도권의 표심이 훨씬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서울시장 보궐민심 변화했나 = 지난해 4월 7일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39.18%,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57.50%를 얻었다. 민주당의 완패 원인을 두고 부동산 정책 실패와 여권의 내로남불 행태에 대한 민심이반이 민주당의 완패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영남의 열세를 만회하던 여권 지지기반이라는 기존의 평가가 무의미해졌다. 보궐선거 이후 10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이 유지되고 있는지가 관심사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심판론'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갤럽 정례조사(8~10일. 1001명.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대통령 직무 평가에서 잘한다 41% 못한다 52%를 보였다. 오차범위를 감안한 서울권(195명)에선 긍정이 28~41% 사이, 부정평가는 51~66% 사이에 있다. 부정평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정당지지율도 마찬가지다. 전국적으로 민주당 34% 국민의힘 35%였지만 서울에선 민주당 20~33%, 국민의힘 35~48% 수준이었다.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선 이재명 후보가 서울권에서 1월 1주차 36%에서 2월 2주 28%를 보였다.(표 참고) 윤석열 후보는 26%에서 43%까지 상승했다. 정부여당에 대한 서울권 민심의 심판여론이 이 후보의 지지율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중도층 겨냥한 인물론 공략 = 물론 이 후보가 시장과 도지사를 역임한 경기도에 가장 많은 유권자가 거주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대목이다. 이 후보는 갤럽 조사에서 서울보다 경기도권 지지율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재명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경기도권의 우세가 도움이 되겠지만 서울 지지율 회복이 더 급하다"면서 "서울의 표심 회복없이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측은 인물론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여당에 대한 부정적 평가의 원인이 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대대적 전환과 기득권으로 인식되고 있는 '민주당 주도성'을 빼고 '탈이념·탈진영'에 기반한 인물론을 앞세운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민주당은 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15일 "구룡마을 공공개발 사업으로 1만2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고 이 중 5000가구는 청년·신혼부부에게 반값 이하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코인을 발행해 전 국민이 개발사업에 투자하도록 하고, 전 국민이 개발 이익을 공유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에 등을 돌린 서울 등 수도권의 부동산 민심을 되돌리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능함을 강조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15일 부산 부전역 유세에서 "내 편이면 어떻고, 네 편이면 어떠냐. 박정희면 어떻고 김대중이면 어떠냐"면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면 어떤 것이든 하겠다"고 했다. 국민 요구와 자신의 신념이 어긋나면 과감하게 포기하고 국민 뜻 존중하는 게 민주국가 아니냐고도 했다. 이른바 '실용 정치'를 펼치겠다는 거다.
서울 민심이 정부여당에 비판적 입장이지만 이념상 중도층이 많고, 후보자 능력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표심을 드러낼 것이라는 기대가 담긴 전략으로 풀이된다. 갤럽의 1월 통합조사에서 자신의 주관정 정치성향을 물은 결과 보수 28% 중도 37% 진보 23%로 전국 평균보다 중도 입장이 3%p 높게 나타났다.
한편, 이 후보는 16일 서울 강남구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에서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및 택시 4단체와 정책협약식을 진행한다. 12시에는 강남역 유세에서 탈이념, 탈진영의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또 국민을 편 가르지 않는 이재명의 세대 포용 메시지도 전달한다. 또 저녁 7시에는 잠실새내역에서 시민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