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인재 육성│인터뷰 - 전찬웅 멘티
"프로 경력 없는데 바로 현업에 … 성장동력 됐어요"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 멘티로 참여 … 멘토링 과정의 격려·창작지원금 '큰 힘'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지만 드라마 영화 OST 작업에 관심이 있어 컴퓨터 미디 음악을 배우기 위해 개인적으로 레슨도 받은 터였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지만 현업에 뛰어들 기회는 마음처럼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전씨는 어느 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 공고를 보게 됐다. 만 34세 이하의 청년 예술가들을 멘티로 선발, 멘토와 매칭해 도제식 멘토링을 기반으로 교육받고 현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라 꼭 잡고 싶었다.
◆"어떻게 작업하는지 알게 돼" = 마침 드라마 OST 장르에서 대가로 꼽히는 강동윤 음악감독이 플랫폼 기관인 모스트콘텐츠에 멘토로 참여하고 있었다. 3지망까지 멘토를 선정해 지원할 수 있었는데 전씨는 여러 정보를 살핀 끝에 강 음악감독을 1지망으로 원서를 냈다. 기존에 작업한 음악들을 이메일로 보내고 온라인 면접을 거친 끝에 강 음악감독의 멘티로 활동하게 됐다.
멘티로 활동하면서 전씨는 3~4편의 드라마 OST에 참여할 수 있었다. 쿠팡 오리지널 드라마로 김수현 배우가 출연해 화제가 됐던 스릴러 드라마 '어느 날'에 강 음악감독과 그의 이름이 나란히 올랐다. 멘토링 과정이 끝난 이후에도 작업을 함께해 지난주 첫 방송을 시작한 JTBC의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 OST에도 참여했다.
전씨는 "작업할 때는 '이게 맞나' 했는데 작업한 곡이 실제 드라마에 나오니까 뭔가를 했구나 하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다"면서 "가족들에게 보여드리니 엄청나게 좋아하셨다. 음대를 졸업하고 나서 수입이 없다 보니 부담이 됐는데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멘토링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전씨는 "멘토링 협약을 하고 나면 강 음악감독이 직접 연락을 해서 '00 드라마에 들어갈 곡을 써보자'라고 하면서 장면 분위기를 알려주셨다. 그러면 처음에는 비슷한 분위기의 OST를 찾아 들으면서 그 느낌을 참고하고 비슷하게 만들지는 않으려고 노력했다"면서 "처음 KBS 드라마 '경찰수업' 작업을 하게 됐는데 경찰대가 배경이라 긴장되는 느낌과 캠퍼스의 상큼한 느낌이 나는 음악들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몇곡을 보내면 바로 '오케이' 나기도 하고 아닌 곡들도 있다. 그러면서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해야 하는지, 실제로 어떤 곡들이 드라마에 쓰이는지, 그 느낌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멘토링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작업은 실제 3분 가량의 장면을 보면서 음악을 구상했던 것이다. 전씨는 "드라마 OST 작업을 할 때 보통 장면을 보지 못하고 필요한 느낌, 분위기 등을 기반으로 작곡을 하게 된다"면서 "그런데 한번은 실제 영상을 보면서 작업을 할 수 있었다. 3분이 굉장히 긴 시간인데 그날 새벽 5시까지 작업을 해서 곡을 보냈다"고 말했다.
◆"멘토로 참여하고 싶다" = 멘토링을 받는 과정에서 전씨는 창작지원금 150만원을 매달 받을 수 있었다. 곡이 드라마에 쓰이면 해당 곡은 전씨의 저작권으로 등록됐다.
현장에서 일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생활도 안정된 셈이다. 전씨는 멘토링 과정에서 강 음악감독과 모스트콘텐츠의 격려와 지지에 심적으로도 안정됐다고 밝혔다. 전씨는 "매달 150만원을 받기 때문에 지원받는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면서 "금전적인 것도 그렇지만 멘토링을 받으면서 마음이 든든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제나 물어봐'라며 격려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코로나19 상황이어서 같은 입장의 멘티들과 함께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아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도 전씨는 멘토링을 받으면서 바로 실제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았다. 전씨는 "프로 경험이 없으니까 멘토링 과정에서 교육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교육 없이 바로 작업에 투입돼 프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이게 굉장히 큰 성장동력이 됐다"면서 "앞으로 멘토와 공동 작업을 좀 더 하고 스스로 실력을 성장시켜 언젠가는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에 멘토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