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GS 창업주 정신을 만나다 … 'K-기업가정신센터' 개관

2022-03-30 00:00:01 게재

진주 지수초에 설립 … 중진공 4월부터 교육

기업인 청년 등에 성찰·경영·사회적책임 전파

삼성 LG GS 등 국내 대표 기업 창업주를 배출한 초등학교가 기업가정신의 메카로 재탄생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사장 김학도)은 29일 진주시 옛 지수초등학교에 'K-기업가정신센터'를 개소했다.

개소식에는 김학도 중진공 이사장과 조규일 진주시장,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 원영준 중소벤처기업부 기술혁신정책관, 한상만 한국경영학회장, 최봉규 중소기업융합중앙회장, 이한욱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등 관계자와 지역주민 120여명이 참석했다.

김학도 이사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1세대 창업주들이 꿈을 키웠던 이곳에 기업가정신의 메카를 조성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K-기업가정신센터 개소가 우리 사회 전 분야에 기업가정신을 확산해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고 자긍심이 충만한 기업인들을 배출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창업가 길러낸 지수초 = 세계는 지금 4차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저탄소와 ESG경영 확산 등 경제·산업구조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했다. OECD와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변화 시기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성장 원동력으로 '기업가정신'을 주목하고 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응하고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려면 기업가정신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체계적인 기업가정신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 글로벌 기업가정신 모니터(GEM)에 따르면 2021년도 우리나라 기업가정신지수는 50개국 중 6위로 전년보다 3계단 상승했다. 하지만 대학교 이상 기업가정신 교육은 14위(GDP 상위 그룹 19개국 기준)로 하위권에 그쳤다.

진주시와 한국경영학회는 2018년 진주를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로 선포했다. 진주시가 수많은 기업인을 배출한 지역이어서다. 중진공은 2019년 7월 진주시와 기업가정신 교육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수초등학교에 센터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진주시는 지난해 8월 특허청에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 진주'를 상표 출원했다.

지수초는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의 상징적인 장소다. 1921년 5월 지수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한 지수초는 88년 역사를 자랑한다. 2009년 폐교할 때까지 1980년대 100대 기업의 창업주 30여명을 배출했다.

특히 우리나라 대기업 창업주들이 다닌 학교로 유명하다. 삼성그룹 호암 이병철, LG그룹 연암 구인회, GS그룹 허정구 전 회장이 그들이다.

진주시는 많은 기업인을 배출한 유서깊은 지역이다.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손길승 SK 회장 등 300여명의 글로벌 기업인들을 배출했다. 효성그룹 조홍제 창업주는 이웃인 의령 정암 출신이다.

지수초는 학생 수 감소로 2009년 인근 송정초로 통합됐다. 그동안 지수초는 비어 있었다. 학교 교정에는 1922년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과 LG그룹 창업회장인 연암 구인회가 함께 심었다는 소나무가 지키고 있다. 이 소나무는 '부자 소나무', '재벌송(財閥松)'으로 불리고 있다.

◆승산마을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 센터는 △본관 교육동 △전문 도서관 △체험센터로 구성됐다. 본관 1층은 전시관, 2층은 교육장으로 활용한다. 1층 제1전시관 주제는 'K-기업가정신의 뿌리'다. 김해 허씨 집성촌인 승산마을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과 1세대 글로벌 창업주들의 기업가정신을 소개한다. 특히 실감영상관에서는 한국 100년 기업사를 통찰해 볼 수 있다.

제2전시관은 'K-기업가정신의 숲'을 주제로 한국경제 100년사, K-기업의 역사, 글로벌기업과 유니콘기업의 기업가정신을 소개한다. 이곳에는 관람객이 자신의 기업가정신 유형을 알아보고, 기업가정신을 다짐해 볼 수 있는 참여형 체험공간으로 마련돼 있다.

센터는 △현장체험 중심 교육 △참여형 소통콘텐츠 개발 △협력네트워크 구축을 중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교육분야는 성찰, 경영, 사회적 책임의 3대 분야로 구성하고 교육대상 특성에 맞는 과목을 구성해 교육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교육은 4월부터 진행된다. 창업주들이 살았던 승산마을과 생가를 찾아 그들의 기업가정신과 경영철학을 되새겨보고 기업가정신과 맥이 닿아있는 남명 조 식(1501∼1572) 선생의 가르침을 이해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남명 조 식은 퇴계 이 황과 더불어 영남학파를 대표하는 16세기 조선 유학자다.

대상은 예비창업자, 청년창업 CEO, 중소기업 CEO를 중심으로 한다. 학생, 일반시민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한동국 중진공 기업인력연수처 팀장은 "앞으로 센터는 찾아가는 맞춤형 교육을 운영하고 다양한 에듀테크를 활용한 비대면 콘텐츠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김형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