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도서관

'미꿈소(디지털 장비 구비한 창작공간)' 등 신기술 접목 서비스 주력

2022-04-07 12:21:55 게재

자유학년제에 '세계시민교육' 집중 … 학교 리터러시 교육 지원·관련 교과서 개발

인터뷰 - 박주옥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린이·청소년들을 위한 서비스는 어떻게 제공하고 있나.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국어청)뿐 아니라 전국의 어린이청소년도서관들이 비대면 서비스를 개발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국어청은 우선, 오프라인으로 했던 축제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미꿈소(3D 프린터 등 디지털 장비들을 구비한 창작공간, 미래꿈희망창작소)에 와서 직접 체험하는 것처럼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메타버스 등에 대해 강연하고 창작 결과물을 전시했다. 또 '도전 미꿈소'라는 이름으로 집으로 키트를 보내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했다. '이야기가 있는 문화공연', 육아방송과 협력해 진행하는 '부모를 위한 독서 강좌'도 1년에 4차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모든 콘텐츠들은 누리집과 유튜브, SNS로 제공하고 있다.

박주옥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 | △국립장애인도서관 자료개발과장 △국립중앙도서관 자료수집과장 △문화체육관광부 도서관정책기획단장. 사진 이의종

■신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서비스들은 무엇이 있나.

미꿈소는 국어청의 대표 브랜드다. 미꿈소가 다른 메이커스페이스와 차별되는 점은 책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이다.

다른 메이커스페이스들이 기술부터 교육한다면 미꿈소는 책을 선정하고 관련 주제를 선정한 이후, 주제와 관련된 창작물을 창작하게 도와준다. 5면을 활용한 '3D 실감형 동화구연'도 국내 최초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세상에서 가장 큰 도서관'을 주제로 진행했는데 어린이들이 특정 공간에 들어가서 실제로 도서관을 탐색할 수 있는 콘텐츠로 호평을 받았다.

또 어린이·청소년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책을 읽어줄 수 있는 AI 로봇을 개발하고자 올해부터 3년 동안 예산을 확보했다. 감각적으로 목소리를 인지하는 로봇으로 아이들의 독서흥미 유발, 자신감 부여 등에 도움이 되고 향후 독거노인 등 고령층에게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메타버스에서 독서토론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형태 '북스타그램' 앱을 운영할 계획이다.

■청소년 서비스는 어떤 것들이 있나.

중학교에 진로 탐색을 도와주는 자유학년제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국어청은 세계시민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공정무역이나 물 부족 등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는 사회 현안에 대해 책을 찾아 책 속에서 지식을 습득하게 지원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관심 있는 직업군을 찾아내고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꿈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청소년들이 사회 현안을 직접 해결해보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했는데 '도서관'이라는 주제를 주고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도록 했다.

한 학생은 책 내용의 일부만 알 때, AI를 접목해 책 검색을 도와주는 방안을 고안해냈다. 또 다른 학생은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해 책을 서가에 꽂을 때, 제 위치가 아닌 다른 위치에 꽂았을 경우 신호음을 내 경고를 하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해냈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이 속해 있는 학교, 조직, 사회에 문제가 있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들을 고민해 볼 수 있게 했다.

■독서 소외계층을 위해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각 지역 공공도서관과 협력해 해당 지역의 지역아동센터 등 독서문화 관련 지원이 필요한 센터들을 지원한다. 책과 강사를 지원해 독후활동을 하도록 해준다. 또 '책 읽어주세요' 사업을 통해 그림책 작가들이 학교를 찾아가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지원한다. 농·산·어촌 등 지역의 학교 위주로 선정해왔다.

장애를 가진 어린이·청소년들을 위한 사업도 준비 중이다. 우리나라에는 장애인을 위한 정보 접근을 도와주는 기관으로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과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장애인도서관이 있다. 그런데 국립특수교육원은 교과서를 대체자료로 만드는 업무에, 국립장애인도서관은 성인 장애인을 위한 대체자료를 만드는 업무에 집중한다.

그래서 국어청이 관련해 역할을 보태고자 한다. 우선, 국어청 사서들이 선정하는 '어린이·청소년 사서 추천도서'가 있는데 이를 대체자료로 만들기 위해 국립장애인도서관과 협의 중이다. 이와 관련해 범사회적으로 국어청이 주도해 캠페인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임기 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OECD는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를 공개한다. 2006년 읽기영역에서 우리나라는 1위를 기록했는데 2018년 11위로 떨어졌다. 흥미로운 건 디지털이 더 발전됐다고 볼 수 있는 선진국일수록 순위가 하락했다. 결국은 기호를 읽는 독서를 함으로써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국어청은 리터러시 교육과 관련한 교과목을 만들어 학교의 리터러시 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다. 학교의 교과과정에 포함되려면 교과서를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도서관 사서, 문헌정보학과 교수 등 현장과 학계 전문가들이 함께 첫 회의를 진행했다. 교과서는 단계별로 개발하며 사서 교육 과정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일은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을 하다 보면 힘이 되는 선후배, 동료의 존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관장이 직원들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국어청 사서들이 일이 많아도 신바람이 나서 출근을 했으면 하는 것이 바람 중 하나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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