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전문몰 전성시대
소비자 33% '옷·신발, 온라인에서 사서 입는다'
패션 전문몰발 시장재편 가속화 …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브랜디 W컨셉 '5인방' 주도
패션업계의 경우 ' 취향 저격형' 전문몰이 시장을 재편할 만큼 영향력이 커졌다.
12일 NH투자증권 '패션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패션 온라인 침투율은 2021년 기준 33%를 기록하고 있다. 소비자 셋중 하나는 온라인으로 패션상품을 구매한다는 얘기다. 2016년 패션 온라인 침투율은 16%였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전 의복 온라인 침투율은 음식료품을 제외한 소비재와 비교 때 평균을 하회했다"면서 "그만큼 패션은동일한 상품을 싸게 사는 '가성비' 경쟁의 영역이 아니라 스타일, 트렌드와 반품, 배송 등 고객만족서비스에도 민감한 취향 경쟁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패션 전문몰의 최근 5년간(2017~2021)간 거래액 성장률은 평균 12%에 달한다. 패션업계 전체 성장률이 한자릿수에 그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패션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계청과 NH투증권 자료를 종합하면 국내 패션(의복+신발+가방)시장 규모는 2020년 62조원, 2021년 71조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오프라인은 2020년 41조원, 2021년 48조원이었다. 온라인은 2020년 21조원, 2021년 23조원이었다.
온라인패션시장을 주도하는 곳은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브랜디 W컨셉 등이다.
이들 패션 전문몰 '5인방'의 온라인패션시장 비중은 2021년 기준 21%에 육박하고 있다.(그래프 참조)
이 기간 무신사 거래액(스타일쉐어 포함)은 2조3000억원, 지그재그는 1조원, 에이블리는 7000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2019~2021년 연평균 성장률이 각각 72%, 26%, 259%에 달한다.
내수 의류시장 구조적 성장을 이끄는 채널이 단연 온라인인 셈이다. 기존 패션기업들에게 선한 영향력까지 미치고 있을 정도다.
패션전문몰 출현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측면도 있지만 시장규모도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패션 기업들이 낙수효과를 누리고 있다" 면서 "소비자 의복 구매 사이클이 한층 짧아졌고 마진율이 좋은 판매채널이 다양해졌으며 온라인 침투율 상승으로 자사몰(패션업체들이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몰) 유입 인구도 동반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패션업계 전체 수익성이 좋아진 것은 물론 침체했던 내수시장에 활기까지 불어넣고 있다.
패션전문몰 앱 실시간 랭킹을 통해 소비자 반응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신규 브랜드 투자와 다양한 협업상품 출시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시장이 커지고 판도가 바뀌고 있다. 해외직구(직접구매) 명품을 선호하는 MZ(1980~2000년대 출생자)세대는 물론 소비여력이 큰 4050세대까지 온라인쇼핑으로 대거 유입됐다는 게 패션 전문몰 측 분석이다.
패션전문몰들은 '몸집키우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단기간에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다.
투자금 유치로 풀필먼트센터 확대, 해외진출, AI(인공지능) 서비스 고도화 등 외형성장에 나서고 있다. 에이블리가 그렇다. 올초 670억원을 유치했다. 세번째 투자금액 수혈을 받았다.
인수합병도 같은 이유. 지난해 패션 전문몰을 놓고 굵직한 M&A(인수합병)가 잇따랐다. 무신사는 '스타일쉐어'를 인수했다. W컨셉은 신세계이마트그룹에 흡수됐다. 지그재그는 카카오에 인수됐다.
또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캐치패션' 등 명품 전문몰들과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 리셀 플랫폼 업계도 적극적으로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패션 전문몰 고속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정 연구원은 "패션 전문몰은 기존 패션기업 자사몰보다 다양한 브랜드를 팔고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다 영역확장도 용이하다"면서 "브랜드들의 지급 수수료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익구조며 매출원가에 재고 외 외주가공비, 원재료 매입 등이 없어 수익성에서도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취향을 먹고 성장하는 온라인몰이 대세란 설명이다. 인터넷과 모바일로 보고 사고 입고 되파는 쇼핑앤리셀(Shopping & Resell)이 하나로 이어지는 온라인채널 시대다. 패션에선 특히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