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매출 빠르면 2028년 1조달러
신규·기존시장 지속 확대 … 반도체장비 칩 공급 관건
반도체 전문매체 '세미컨덕터 엔지니어링'은 28일 "데이터 정보화, 기술 프로세스 자동화, 신규-기존 시장의 확장 등 종합적으로 보면 향후 수년 동안 반도체업계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추세에 따르면 빠르면 2028년 1조달러 매출을 넘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반도체업계 총매출은 약 5900억달러였다. 1조달러 기준에서 약 4000억달러가 모자란다.
다국적 컨설팅사 '맥킨지'의 시니어 파트너로 반도체를 총괄하는 온드레이 버카키는 "2030년이면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현재보다 두배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자동차뿐 아니다.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5G와 6G, 여러 다른 기술들과 이종 부품들을 단일 패키지 위에 구현한 SIP(systems-in-package) 등에서 반도체 성장기회가 커질 전망이다.
맥킨지에 따르면 반도체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은 컴퓨팅과 데이터저장이다. 대략 40%를 차지한다. 매년 5% 성장이 가능하다. 무선통신은 약 30%를 차지하며 추세로 보면 매년 5~6% 성장 가능하다. 자동차의 경우 약 8%를 차지한다. 버카키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매년 13%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데이터 홍수시대도 반도체산업 성장에 한몫한다. 미국 반도체기업 'AMD'의 최고기술경영자(CTO) 마크 페이퍼매스터는 최근 발표회에서 "데이터 과부하 시대를 살고 있다. 효율성을 키워야 한다"며 "4~5년 전만 해도 데이터는 검색하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오늘날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자동적으로 만들어진다. 모든 곳에 카메라가 있고 곳곳에 스마트시티가 생긴다. 제조 프로세스와 설계 프로세스에서 막대한 데이터가 모인다. 또 우리 삶의 모든 곳에 침투한 사물인터넷이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변화도 있다. 코로나 봉쇄와 이에 따른 재택근무는 2021년 하반기부터 소비가전과 컴퓨터 주변장치의 판매 호황을 불렀다. 노동자들이 회사에 복귀하면서 추세가 약화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반도체 시장이 여전히 강력하다고 본다. 반도체 부족사태도 지속되고 있다.
인프라 측면에서도 중대한 변화가 있다. 반도체제조사들은 최종소비자들이 반도체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더 잘 알게 됐다. 일본 시스템반도체 기업인 '르네사스'의 글로벌 경영 부사장 사일레쉬 치티페디는 "코로나로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그중 하나는 최종소비자에 대한 투명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최종소비자를 위해 무엇을 만들 수 있을지 더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반도체기업들은 고도로 맞춤화된 단일 용도의 반도체보다 플랫폼과 솔루션에 초점을 맞추면서 시장의 동력을 바꾸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개별 부시장의 부침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독일 시스템반도체 기업인 '인피니온'의 부서장 토머스 로스톡은 "솔루션을 통해 반도체가 다른 애플리케이션에 쓰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반도체를 특정방식으로 작동시킨다. 하나의 칩이 아닌 시스템이라는 관점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반도체 재료와 제조능력, 인재의 부족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제조장비에 들어가는 칩의 부족은 파급효과가 크다. 반도체 장비로의 원활한 칩 공급이 1조달러 매출 달성에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제조장비재료협회(SEMI) 애널리스트인 이나 스크보르트소바는 최근 발표회에서 "지난해 반도체 제조장비 시장은 활황세였다. 규모가 1000억달러를 넘었다. 지난 5년 동안 거의 두배가 됐다"며 "글로벌 반도체 부족으로 제조장비 발주에서 사용까지의 리드타임이 길어지고 있다. 장비제조사에 할당된 한개의 반도체는 다른 반도체 10만개를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도체를 적재적소 할당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