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와인 대중화'

와인 한달에 두번 마시고, 평균 8만원어치 구매

2022-06-14 11:25:16 게재

혼술·홈술 탓 소주 대신 와인 찾는 애주가 늘어 … 직접 골라 가져가는 '셀프픽업'도 인기

와인 대중화가 성큼 다가왔다.

소주나 맥주만큼은 아니지만 와인도 이젠 흔한 술 가운데 하나다. 굳이 와인 전문판매점을 찾지 않아도 쉽게 구할 수 있다. 대형마트뿐아니라 편의점에서도 와인은 차고 넘친다. 와인 소비자의 경우 한달에 두번 정도 와인을 마신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다. 코로나19 대유행이후 달라진 것 중 하나가 술 문화다. '홈술' '혼술족'이 늘면서 덩달아 와인 소비도 가파르게 늘었다는 얘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상반기 와인 결산전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가 와인을 고르고 있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제공


13일 주류유통전문기업 신세계엘앤비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지난해 와인과 맥주 음용률은 크게 증가한 반면 소주 음용률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엘앤비가 여론조사 전문기업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3개월 이내 와인 음용 경험이 있는 5대 광역시 거주 만 20~54세 성인남녀 81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결과다. 조사기간은 2021년 12월 16일부터 26일까지 열흘이었다.

조사결과 주종별 음용 증가를 묻는 항목(복수응답)에 응답자 54%는 와인 음용이 전년보다 증가했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맥주(36.6%) 소주(22.2%) 순이었다. 와인 음용이 증가한 이유로는 맛과 코로나19로 '혼술'과 '홈파티' 문화확산을 주로 꼽았다.

와인 음용빈도는 월 평균 2.1회로 나타났다. 응답자 33.9%가 한달에 1회, 다음으로 26.4%가 한달에 2~3회라고 답했다. 월 평균 와인 지출비용은 7만9000원이었다. 응답자의 43.7%는 5만원 미만, 28.6%는 5~10만원 미만이라고 각각 답했다.

와인 구매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복수응답)으로는 맛(61.3%) 가격(42.2%) 와인종류(레드 혹은 화이트 29.9%) 순이었다.

일상적으로 마시는 와인으론 1~3만원대 가성비 좋은 와인을 꼽았다.

선호하는 와인 종류로는 레드 와인이 57.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스파클링 와인 20.2%, 화이트 와인 17%, 기타 와인 5.6%로 나타났다.

신세계엘앤비 관계자는 "지난해 와인 소비자의 와인 음용률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풀이된다"며 "과거 유명 브랜드나 특정 원산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지만 와인 대중화 분위기에 따라 개인 취향도 다양화하면서 맛과 합리적인 가격 등을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1월부터 5월까지 백화점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대중 수요가 늘어나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5만원대 이하 가성비 높은 중저가 와인이 인기를 끌었다.

유통가가 와인에 공을 들이게 된 이유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역대급 물량과 할인을 앞세워 상반기 와인 결산전을 펼친다. 16일까지 열리는 와인 결산전은 지난해보다 물량을 20% 늘렸다. 금액으로 치면 130억원에 달한다. 총 60만병, 10개 수입사가 참한다. 최대 90% 할인한다.

롯데칠성음료는 국산 와인 '마주앙' 알리기 행사를 연다. 성수동 한식집 '사계'에서 내달 3일까지 '팝업행사'를 진행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팝업 행사는 '한식과도 잘 어울리는 한국인의 와인, 마주앙'이라는 제품의 콘셉트를 전달하고 와인의 새로운 소비자로 떠오른 MZ세대에게 마주앙을 체험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한편 와인을 소비자가 직접 골라 손수 가져가는 '셀프픽업'도 인기다. 와인 종류가 워낙 많은데다 개인 취향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켓컬리가 3월부터 시범운영한 '와인 셀프픽업'서비스를 대폭 확대한 이유다.셀프픽업 매장을 10개에서 19개로 늘렸다. 또 50가지 와인을 셀프픽업 매장에 추가로 들여 놓았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지난달 26일부터 와인 셀프픽업 매장을 확대한 후 접근성이 늘어나면서 주문량이 26% 증가하는 등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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