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크업종 '감원 태풍' 시작됐다

2022-06-17 11:39:19 게재

미국 내에서 아직은 강력한 고용이 유지되고 있으나 테크 업종에서부터 고용 중지와 감원 태풍이 몰려오기 시작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물가폭등을 잡기 위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기준금리 인상 단행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깊어지자 "경제적 허리케인이 덮쳐온다"는 기업들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강력한 고용시장마저 요동치기 시작해 미국 첨단기업들에서부터 고용 중지와 잡 오퍼(Job Offer), 감원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물가급등과 증시 폭락, 암호화폐 가치 하락 등으로 불경기 공포가 확산되자 테크 업종 기업들은 대량 해고에 나서고 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교환소인 코인베이스는 전체 인력의 18%인 1100명을 감원한다고 16일(현시지간) 발표했다.

이 회사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는 "미국경제가 10년 넘은 장기호황이 끝나고 불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대량 해고가 불가피해졌음을 알렸다.

프라이버시 마케팅 회사인 원트러스트는 지난주 950명을 해고했다.

이에 앞서 전기차의 선두주자 테슬라는 신규고용을 중지한데 이어 조만간 전체 직원 1만명 가운데 10%인 1000여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지난 3일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유료구독자가 20만명이나 급감했다며 150명을 감원했고, 온라인 주식거래 회사인 로빈후드는 3000명을 해고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는 중간급, 간부급 직원들의 신규고용을 전면 중지하고 감원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올 들어 테크 업종에서만 3만5000명이나 감원했다고 CBS 뉴스가 14일 보도했다.

테크 업종뿐 아니라 주택 모기지 스타트업인 베터 닷 컴은 4000명을 대량 해고했다.

온라인 자동차 판매회사 카바나는 전체 인력의 12%인 2500명을 감원했고, 운동기구 회사 펠로톤은 전체의 20%인 2800명을 무더기로 내보냈다. 코인베이스는 1100명을 감원하는 동시에 연봉 30만달러를 제시했던 신규 고용 후보 300명에 대한 잡 오퍼를 취소했다.

나스닥 지수가 올 들어 30%이상 폭락했기 때문에 테크 업종에서의 감원 태풍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고용시장은 5월 실업률이 3.6%에서 유지되고 한달간 39만개의 일자리가 늘어 아직은 양호하고 강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