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도 증권사 '매수'만 … '매도' 단 0.04%
2022-07-18 11:30:08 게재
증권사 33개사 중 31곳 '팔자' 한 건도 없어
수수료 의존 영업구조 … 리서치 독립 필요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올해 증권사들이 발행한 기업 분석 보고서는 총 7356개로, 매수 의견은 94.34%(6940건)에 달했다. 반면 매도 의견을 나타낸 보고서 비중은 단 0.04%에 불과했다. 중립 의견은 5.61%(413건)에 그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국내 31개 증권사의 종목 분석 리포트의 매수 의견 비율은 평균 93.3%다. 2019년 88.0%, 2020년 말 90.4%,2021년 말 91.9%에 비해 매수 비중이 더 커졌다.
국내 증권사 33개사 중 31곳은 '매수' 투자의견 보고서만 제시했다. 매도 의견을 낸 곳은 미래에셋증권과 DB금융투자 2개사 뿐이었다. 이마저도 각 사의 전체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건(1.03%), 1건(0.44%)으로 극히 저조한 수준이다.
리딩투자증권(9건)과 밸류파인더(6건), 부국증권(5건), 한양증권(3건) 등 4곳의 보고서는 100% 매수 의견이었다. 하이투자증권(99.58%), 교보증권(98.72%), 키움증권(98.67%), 흥국증권(98.62%), 하나증권(98.49%), 유진투자증권(98.32%) 순으로 매수 의견 비율이 높았다. 그 외 대부분 증권사는 모두 90% 이상의 매수 의견 비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수료에 의존하는 증권사의 영업 구조를 꼽았다. 증권사의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거래 규모와 횟수와 연동되므로, 거래가 발생하기만 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원인은 증권사와 기업의 '갑을관계'다. 분석 대상이 되는 기업은 증권사의 주요 고객으로 기업공개(IPO), 신용공여, 채권 발행 주관, 인수주선 등을 맡긴다. 기업에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가는 소위 '미운털'이 박히기 때문에 법인 영업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은 상장사들의 눈치를 보게 된다. 기업탐방이나 자료 제공에서 불이익을 받기도 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시 폭락 와중에도 증권사들이 투자자 보호보다 수수료 수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은 문제가 많다"며 "투자자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신뢰성을 얻기 위해서는 보고서 담당 부서의 분리 독립과 보고서 제공 유료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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