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도서관 | ④ 은평구립도서관
4차산업혁명 체험하는 '스마트리움' … 이용자 부쩍 늘어
다양하게 변신하는 유연한 공간들·영상 스튜디오·디지털북 체험공간도 … '검색의 미래' 주제로 '미디어 아트' 제작 계획
지금까지 상당수의 도서관들은 메이커스페이스에 3D프린터, 레이저 커터 등 기기들을 구비해 이용자들에게 4차산업혁명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서비스해왔다. 스마트리움은 메이커스페이스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보다 다양한 공간과 기기 프로그램 전시 등을 집대성한 형태다.
양우진 팀장은 "메이커스페이스보다 넓은 개념으로 도서관에는 이와 같은 공간이 마련된 곳이 없어 각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4차산업혁명 체험공간을 수십개 방문했다"면서 "각 체험공간 관계자 및 문헌정보학과 교수 등으로 자문단을 꾸려 연구한 끝에 탄생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론수업·체험·회의, 한곳에서 = 스마트리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메이커스페이스 코딩실 커뮤니티라운지다.
메이커스페이스는 3D프린터, 레이저 커터, 드로잉 패드, 노트북 등 메이커 활동을 할 수 있는 각종 기기를 갖춘 공간이다. 이곳의 모든 책상들은 높낮이 조절이 가능해 다양한 작업에 최적화됐다. 이용자들은 이곳에서 누구나 다양한 기기를 이용해 디지털 드로잉을 하거나 3D프린팅을 할 수 있다.
코딩실은 메이커스페이스와 커뮤니티라운지 사이에 위치하고 유리로 된 폴딩도어를 통해 연결됐다. 폴딩도어로 연결됐기 때문에 목적에 따라 유연하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커뮤니티라운지는 대형 LED 화면을 통해 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 역시 의자 배치를 손쉽게 변화시킬 수 있어 목적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강의를 진행할 경우, 한 학교 학급 30여명이 함께 자리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다. 특히 코딩실로 향하는 폴딩도어를 열 경우 100여명이 함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용자들은 폴딩도어로 연결된 메이커스페이스-코딩실-커뮤니티라운지를 넘나들며 활용한다. 커뮤니티라운지에서 대규모로 강의를 들은 이후 바로 옆 코딩실 메이커스페이스 등으로 이동해 소규모로 모여 배운 내용을 적용하며 활동하는 방식이다.
또 메이커스페이스 옆 공간에는 3D홀로그램 작품들이 전시된다.
양 팀장은 "커뮤니티라운지-코딩실-메이커스페이스는 모두 연결해 이론수업과 체험, 아이디어 회의까지 한 공간에서 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면서 "학생들은 커뮤니티라운지에서 다 함께 수업을 듣고 바로 옆 코딩실과 메이커스페이스로 이동해 배운 내용들을 실제로 구현한다"고 말했다.
◆OTT 감상하는 미디어 체험실 = 스마트리움 공간 중 한곳은 종합자료실과 바로 연결된다. 은평구립도서관은 종합자료실이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걸쳐 있는데 지하 1층과 스마트리움 공간을 연결했다. 이용자들은 스마트리움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다 필요하면 종합자료실로 바로 이동해 관심 있는 책을 찾아볼 수 있다.
또 이 공간은 한쪽 벽이 지하 1층부터 지상 1층까지 연결돼 세로로 긴 미디어 아트를 전시할 수 있다. 이날은 이이남 작가의 '시가 된 폭포'를 전시했다. 이곳 외에도 미디어 전시관에서도 미디어 아트를 전시한다.
양 팀장은 "향후 도서관이 직접 '검색의 미래'를 주제로 미디어 아트를 제작할 예정"이라면서 "이미지를 활용해 검색을 하면서 이용자들이 원하는 책들을 추천받을 수 있도록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스마트리움에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소규모로 이용할 수 있는 미디어 체험실도 마련됐다. 대형 스마트TV와 가상현실(VR)기기가 구비돼 은평구립도서관이 구독하는 OTT 서비스를 감상하고 VR을 체험할 수 있다. 향후 플레이스테이션을 갖추고 게임을 즐기는 등 다양한 미디어들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 1층 어린이실 안쪽에는 '상상둥지'라는 이름의 미디어 체험공간이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VR 체험도 가능하다. 몇명의 어린이들이 함께 1명은 VR 속 캐릭터가 되고 다른 어린이들은 토론을 거쳐 태블릿PC를 통해 VR 캐릭터의 활동을 선택하는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도서관, 새로운 체험하는 장소" = 스마트리움은 이용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자율주행, 드론, 증강현실(AR)/VR, 지능형 로봇, 3D프린팅, 코딩, 디지털 드로잉 등을 주제로 한 강의들이 일주일에 10여개씩 열린다. 스마트리움 개관 이전보다 도서관 전체 교육프로그램이 3~4배 이상 증가했다. 프로그램들은 대체로 기술을 체험하면서 놀이처럼 습득하도록 구성됐다.
은평구립도서관 사서들에 따르면 스마트리움 개관 이후 이용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또 공간이 구축되자 이용자들의 관련 공간 및 기기에 대한 수요가 확인됐다.
예컨대 종합자료실을 주로 이용하던 이용자들이 스마트리움을 방문한 이후 기기나 관련 내용을 문의하곤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사서들은 스마트리움과 관련해 기본 지식을 갖출 필요성을 느낀다고 밝혔다. 드론 등을 유지보수하거나 관련 질문을 하는 이용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응대하기 위해서다.
최나영 팀장은 "종합자료실을 운영하다 보면 이용자들이 스마트리움이나 관련 기기와 관련한 질문들을 많이 한다"면서 "이 때 적절하게 응대할 수 있을 정도로 기기들에 대해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은평구립도서관 1층에는 영상 촬영과 팟캐스트 녹음을 할 수 있는 '미디어 창작공간 크리에이션 랩(Creation Lab)'이 마련됐다. 조정실과 스튜디오로 나눠져 있으며 이용자들은 누구나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또 2층에는 '디지털북 체험공간'을 마련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수요가 높아진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체험하도록 했다.
권영관 은평구립도서관장은 "도서관은 조용히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닌 책과 함께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장소"라면서 "은평구립도서관은 도서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도래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 변화에 앞장서 미래를 이끌어 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