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축빌라 '깡통전세' 빨간불

2022-08-05 11:23:14 게재

10채중 2채 꼴 … 강서구는 절반

상반기 서울 신축빌라 전세거래 10채 중 2채는 ‘깡통전세’로 나타났다. 특히 강서구는 절반이 넘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는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신축빌라(연립·다세대) 전세거래 3858건중 815건(21.2%)이 깡통주택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10채 중 2채가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 90%를 웃돌았다. 특히 전셋값이 매매가와 같거나 더 높은 경우도 593건으로 조사됐다.

다방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2021년과 2022년에 지은 서울 신축빌라 전세거래를 전수조사했다.

전세가율 90%를 넘는 주택을 깡통주택으로 규정했다. 깡통주택의 기준을 매매가의 80%로 보는 경우도 많아 이 기준을 적용하면 깡통주택 비율은 더 높아진다.

자치구별로 보면 서울 강서구가 가장 많았다. 전세거래 694건중 370건(53.3%)이 깡통주택으로 집계됐다. 특히 화곡동은 304건으로 강서구 깡통주택의 82.2%를 차지할 만큼 비율이 높았다.

서울시 화곡동은 다세대·연립, 단독·다가구 등 빌라가 많은 대표지역 가운데 하나다.

인근 김포공항 때문에 대부분 지역이 고도제한에 묶여 10층 안팎의 빌라가 많다. 집값도 주변 다른 지역보다 낮아 서민들의 주거수요가 많은 동네로 꼽힌다.

그 뒤를 이은 지역은 양천구다. 총 전세거래 232건중 48.7%인 113건이 전세가율 9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악구(48.4%), 구로구(36.8%) 등이 서울시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종로구(14건)와 도봉구(45건)의 경우 신축빌라 전세거래가 많지 않지만 깡통주택 수가 각각 4건(28.6%), 11건(24.4%)으로 집계됐다.

반면 노원구(전세거래 26건) 용산구(317건) 중구(21건)는 깡통전세로 분류된 거래가 한건도 없었다.

앞으로 깡통전세는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부동산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금리인상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방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거래량 실종과 매매가 하락으로 깡통전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전망했다.

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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