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빗장 다시 활짝 열렸다

2022-12-19 11:04:25 게재

영주권·시민권 취득 각 100만명 수준회복 … 바이든 친이민 정책 효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으로 얼어붙었던 미국의 영주권 발급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예년 수준으로 회복됐다.

표지판을 든 사람들이 16일(현지시간) 시카고에 있는 미국 시민권 및 이민 서비스 센터 밖에서 이민개혁을 요구하며 포사다 행진을 하고 있다. 포사다 행진은 이민자인 마리아와 요셉이 베들레헴으로 가서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나시기 전에 안식처를 찾는 여정을 상징한다. AFP=연합뉴스


지난 9월 말에 종료된 2022 회계연도 한해 동안 미국 정부는 외국인 103만8000여명에게 영주권을 발급했다고 미 CBS뉴스가 지난 14일 보도했다.

아직 이민통계를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한해 100만명 이상에게 영주권을 발급한 것은 팬데믹과 반이민 정책으로 반토막 났던 미국 이민 허용이 예년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라고 CBS뉴스는 강조했다.

◆2022 회계연도에 이민서비스국·국무부 영주권 발급 확대 = 미국 내 신청자들에게 그린카드를 승인해주는 이민서비스국(USCIS)은 올 회계연도에 54만5000명에게 영주권을 승인해 발급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한국 등 외국 거주 신청자들에게 이민비자를 발급하는 국무부는 49만3000명에게 이민비자 즉 영주권을 승인했다.

외국 수속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족이민을 통한 영주권 또는 이민비자 취득은 81만8000여명이고 미국내 수속의 75%를 차지하는 취업이민은 22만명에 달했다.

가족이민중에서는 미국 시민권자의 배우자, 미성년자녀, 부모 등 직계가족을 초청한 경우가 외국 수속만해도 21만2000명이고 우선순위가 있는 가족초청이민은 15만7000명이다.

취업이민으로 영주권을 받은 외국인은 한국 등 외국 수속자 5만5000명으로 25%이고, 75%(16만5000명)은 미국내 신청자들로 나타났다. 취업이민은 연간 쿼터가 14만개로 설정돼 있으나 2020년과 2021년에 못 쓴 영주권 번호를 올 회계연도로 넘겨 사용해, 쿼터보다 약 2배 많이 그린카드를 발급했다.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한국인은 예년에는 2만명에서 많을 때는 2만5000명을 기록해 출신 국가별로는 10위안에 들어왔다.

미국의 영주권 또는 이민비자 발급은 코로나 사태와 트럼프 반이민정책으로 예년의 절반수준으로 급감했다가 다시 한해 100만명 이상으로 회복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이민빗장을 다시 활짝 열었고 이민적체서류를 30%나 대거 없애는 등 친이민정책으로 일대 전환했기 때문으로 CBS뉴스는 분석했다.

이민적체서류가 심해 장기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은 여전하다. 외국수속을 맡고 있는 국무부는 한국 등 외국주재 미국 영사관에서 이민비자 인터뷰를 대기하고 있는 희망자가 아직 37만80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투표권 갖는 시민권 취득도 역대 세번째로 많아 = 미국에서 투표권을 갖는 귀화 시민권자들도 한해 100만명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민서비스국이 발표한 이민통계에 따르면 2022 회계연도에 시민권을 취득하고 선서한 귀화시민권자는 성인 96만7400명에 달했다. 부모 중 한명의 시민권 취득과 함께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받은 미성년 자녀들까지 포함하면 102만32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세번째로 많은 미국시민권 취득이라고 CBS뉴스가 전했다. 클린턴 시절이던 1996년에는 104만1000명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던 해인 2008년에는 104만6500여명이 시민권을 취득한 바 있다.

미국 시민권 취득자는 2019년 84만3600명으로 줄기 시작해 2020년에는 62만8300명으로 급감했다가 2021년에 81만3900명으로 다시 늘었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한인들은 한해 1만5000명 안팎으로 출신국가별로는 1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인 시민권 취득자는 2019년에는 1만6300명, 2020년에는 1만1350명, 2021년에는 1만5000명을 기록해 이번 2022년에는 다소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인들의 미국시민권 취득은 영주권 취득과 함께 감소추세를 보여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중국, 인도, 필리핀, 베트남 등에게 모두 밀리고 있다.

미국에서 시민권을 취득하면 곧바로 연방선거에서 투표할 자격을 얻게 돼 정치력을 신장하는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미국 여권을 발급받고 직계가족들의 미국 영주권 취득을 스폰서 할 수 있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이 그러했듯이 영주권자의 미국시민권 취득과 투표참여를 독려하고 있어 이민서비스국도 시민권 취득에서 이민자들에게 호의적으로 대우하고 있다. 하지만 극심한 이민서류 적체로 미국시민권 신청서들이 6월말 현재 66만6500건이나 밀려 있으며 수속기간도 올해 초 13개월 반에서 지금은 15개월 반으로 더 악화돼 있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