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대형 교량 무너졌다

2026-04-03 13:00:02 게재

트럼프 “합의 안하면 더 파괴”

이란, 교량 등 8곳 보복위협

미국이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대형 교량을 공습하고 이란이 보복을 공언하면서 중동 전선이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려놓겠다”고 경고한 직후 실제 인프라 타격이 이뤄졌다. 군사 압박을 통한 협상 강요 전략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최대의 다리가 완전히 파괴됐다”며 폭격 영상을 공개하고 “더 많은 일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너무 늦기 전에 합의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향후 2~3주간 매우 강력한 공격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직후 나온 후속 조치다.

2일(현지시간) 미국의 공습으로 무너진 'B1' 교량. 테헤란과 인근 카라즈를 잇는 높이 130m의 대형 교량이다. 사진=이스라엘 매체 와이넷(Ynet)

공습 대상은 테헤란에서 서쪽으로 약 35㎞ 떨어진 카라즈 지역의 ‘B1 교량’으로 높이 130m가 넘는 대형 인프라 시설이다.

미국 측은 해당 교량이 이란 미사일·드론 부대로 이어지는 군 보급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 군수 보급망을 차단하기 위한 타격”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은 즉각 반박했다. 이란 반관영 매체들은 “해당 교량은 아직 개통되지 않은 상태로 군사적 활용이 불가능하다”며 “명백한 민간 인프라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던 현장에 2차 공격이 이뤄졌다고 발표하면서 민간인 피해를 강조했다. 이란 측 발표에 따르면 최소 8명이 사망하고 90여 명이 부상했다.

이번 공격을 두고 군사적 실익보다 정치·심리적 효과를 노린 ‘상징 타격’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대형 교량이라는 가시적 목표물을 파괴하고 영상을 공개함으로써 이란 지도부와 국민 모두에게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영상을 공개하며 공습을 정치적 메시지로 활용했다.

이란은 곧바로 보복 수순에 들어갔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등 중동 지역 주요 교량과 기반시설 8곳을 잠재적 타격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요르단 알아즈라크 공군기지의 미군 전투기와 바레인 내 미군 시설을 겨냥한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미 전쟁부는 구체적인 피해 규모나 사상자 발생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양측이 모두 인프라를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충돌 양상은 더욱 위험한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교량 폭격이 전쟁의 성격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보고 있다. 초기에는 군사시설 중심의 정밀 타격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교량·에너지·물류망 등 국가 기능 전반을 겨냥하는 ‘전면 인프라전’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 피해 확대와 함께 국제사회 개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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