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발트해 수량의 20배가 증발한다

2023-01-02 10:48:22 게재

가장 강력한 온실가스는 수증기

이산화탄소가 지구상 유일한 온실기체는 아니다. '아산화질소'(Nitrous oxide)는 질소 원자 2개와 산소 원자 1개로 이루어진 기체 화합물이다. 일산화이질소·산화이질소라고도 하며, 화학식은 N2O이다.

감미로운 향기와 단맛을 가진 이 기체는 석탄을 태울 때, 자동차 연료를 태울 때 발생한다. 비료에서 배출되기도 한다. 매년 액 500만t의 아산화질소가 대기중으로 배출되는데, 지구온난화지수 296으로 이산화탄소의 약 300배에 이른다.

석탄발전소 굴뚝으로 올려다본 하늘.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지구의 대기조성을 바꾸는 수준에 이르렀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에너지가 아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시급한 이유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메탄'(CH4)은 탄소 하나와 수소 4개가 결합한 가장 간단한 형태의 탄소 화합물인데 지구온난화지수 23으로 이산화탄소의 23배나 된다. 메탄은 독일식 표현이고 영어로는 '메테인'이라고 부른다.

소는 소화를 할 때 위에서 '메탄'을 만들고 트림으로 내뱉는다. 논이나 습지에서도 물에 잠긴 식물이 썩으면서 메탄이 배출된다. 전세계에서 사육되는 소는 약 10억마리에 이른다. 전세계 연간 메탄 배출량은 600Mt 정도로 추정된다.

현재 대기에는 약 200~500ppt의 '프레온가스'(CFCs.염화불화탄소)가 있다. 아주 미량이고 사용이 금지돼 줄어드는 추세지만 매우 위험한 온실기체다. CFCs는 이산화탄소의 1만~2만배에 이르는 적외선 흡수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밖에 사염화탄소 할론가스 CFCs 대체물질인 수화불화탄소(HFCs) 수화염화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도 지구온난화지수가 매우 큰 위험한 온실기체로 분류된다. 현재 인류에 의해 배출돼 기후에 영향력을 미치는 온실기체의 복사강제력은 1㎡당 2.7와트(±15% 오차가 날 수 있음)에 이른다. 이 가운데 60%는 이산화탄소, 나머지는 다른 온실기체들이다.

물론 지구상 가장 중요한 온실기체는 '수증기'다. 그러나 수증기는 태양이 바닷물을 증발시키는 것이라 배출을 규제하거나 배출권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수증기가 바다와 육지에서 증발하고 대기중으로 퍼졌다가 비나 눈이 되어 떨어진다. 그 양은 매년 485조㎥(t)에 이른다. 이는 발트해 전체 바닷물의 20배가 넘는다.

대기중 수증기는 10일 안에 모두 순환된다. 수증기 농도는 온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공기가 따뜻할수록 많은 수증기가 발생한다. 결국 인간문명에 의해 지구 온도가 높아질수록 수증기 농도도 높아진다는 얘기다. 물리학의 '클라우지스 클라페롱 법칙'에 따르면, 공기는 지구온도가 1도 올라갈 때마다 약 7%의 수증기를 추가로 얻는다. 그러니 기온이 올라갈수록 강도 높은 폭풍우가 잦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 50년 동안 열대 지역 바닷물 온도는 0.5℃ 상승했다. 지구과학자들은 이를 허리케인이나 태풍과 같은 열대성 폭풍의 에너지 증가율이 70%가 넘는다는 사실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해석한다.

집중호우는 하늘 높이 올라가 차가워진 수증기 덩어리가 비를 잔뜩 머금은 구름으로 이동하다가 높은 산에 부닥칠 때 주로 발생한다. 물이 흥건한 스펀지를 꽉 눌렀을 때 물이 쏟아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대기 온도가 높을수록 스펀지 안에 더 많은 물이 저장된다. 이런 과정에서 역설적으로 지표면에서 수분 증발량이 많아진 곳에서는 가뭄이 심해지기도 한다. 수증기가 증발하는 곳과 비가 오는 지역이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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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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