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취업자 55%가 60대 이상 노령층

2023-01-12 10:54:39 게재

정부 고용 임시직 일자리도 많이 늘어

숙박음식·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도 ↑

"'고용호황' 따져보니 '속빈강정'" 에서 이어짐

단기 알바는 사업·개인·공공서비스 분야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분야에서 많이 늘었다. 주로 영세자영업자들이 만든 '질 낮은 알바 일자리'가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한 셈이다.

지난해 증가한 취업자 과반이 60세 이상 노령층이라는 점도 '저질 고용현황'을 보여준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81만6000명이 늘었는데 그 중 60세 이상이 44만명이었다. 증가 폭의 약 55%를 차지한다. 거꾸로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만5000명 줄어 두 달째 감소했다. 40대도 5만7000명 줄었다. "고용호황이라는데 주변에 백수가 왜 이리 많으냐"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체 취업자 증가 폭 중 60세 이상 비율은 2015년 이후 꾸준히 늘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5년 전년 대비 증가한 취업자 28만1000명 중 약 63%인 17만8000명이 60세 이상이었다. 2017년은 31만6000명 중 24만2000명(77%)이었다.

코로나 여파 등으로 15세~50대까지 전 연령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한 2020년에도 60세 이상 취업자는 유일하게 37만5000명 증가했다. 2021년에도 정부 단기 일자리 사업에 힘입어 총 36만9000명 증가분 중 60세 이상이 33만명을 차지했다.

이런 추세는 저출산·고령화로 노인 인구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정규직 등 계속 고용직이 아닌 정부 직접 일자리 위주의 단기 일자리에 취업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조현진 기재부 일자리지원과장은 "정규직 취업이 힘든 60대 이상 신규 취업자 중 다수는 단기 일자리 취업자로 보인다"며 "최근 몇 년간 정부 지원 일자리가 크게 늘어 60대 이상 취업자 수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더라도 고용의 질이 좋지 않다. 지난해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산업은 숙박·음식점업(21만6000명)과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8만4000명)이다. 이들 업종에서는 지난해 영세자영업자의 단기알바직과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공공계약직을 많이 뽑았다. 주로 최저임금 수준의 알바 일자리와 고용안정성이 없는 단기계약직들이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최악의 경기침체가 예고되면서 고용시장도 된서리를 맞을 것이란 점이다.

고용지표 흐름을 봐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2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최근 7개월째 증가폭을 줄이고 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5월(93만5000명)을 정점으로 6월(84만1000명)부터 11월(62만6000명), 12월(50만9000명)까지 7개월째 둔화하는 양상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성홍식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