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분기 IPO 실적, 지난해 절반 수준
글로벌 금융 혼란 지속 등 원인
베이징·상하이 55%, 홍콩 50%↓
전세계 IPO 조달자금은 61% 감소
높은 인플레이션과 은행 위기로 인해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계획을 보류하면서 올해 1분기에 전 세계 신규 상장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이 전년 동기 대비 2/3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중국 역시 글로벌 시장의 영향으로 1분기 IPO 실적이 전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EY가 낸 보고서를 인용해 1월부터 3월까지 전 세계 IPO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299건, 조달자금은 61% 감소한 215억달러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IPO 건수는 6% 감소한 175개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자금은 70% 감소한 127억달러로 추산된다.
중국 본토와 홍콩의 1분기 IPO도 줄었다. 29일 KPMG의 별도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의 경우 대형 거래가 없어 1분기 IPO 자금이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다. 상하이와 선전의 본토 IPO도 1분기 동안 55% 하락했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29일로 예정됐던 중국 국영 종자 및 농화학 기업인 신젠타 그룹의 상장 평가 회의를 취소했다. 이로 인해 올해 가장 큰 IPO가 될 수 있었던 건이 미뤄졌다. 승인될 경우 2017년 중국국가화학그룹이 인수한 스위스 기업 신젠타는 최대 650억위안(약 12조원)을 조달할 수 있다. 새 평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Y의 아시아 태평양 IPO 책임자 링고 최는 "중국 본토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도시를 봉쇄했고 올해 들어서 국경을 완전히 재개방했다"면서 "이는 1분기 IPO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금융 중심지인 홍콩은 미국과 유럽의 은행 혼란과 같은 국제적 사건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고 평가했다.
IPO 결과 측면에서 실망스러운 1분기는 지난해의 부진한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2022년 전 세계 신규 상장 건수는 전년 대비 45% 감소한 1333건이었으며, 지난해 조달된 자금은 전년 대비 61% 감소한 1795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기술 스타트업 대출에 주력했던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 중형은행 3곳이 지난 한 달간 파산하면서 금융시장 혼란이 유럽으로 번졌고 지난주에는 스위스의 크레디트스위스(CS)가 라이벌 은행인 UBS에 매각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링고 최는 "지난 몇 년 동안 기술 부문은 많은 IPO의 원동력이었다"면서 "지금은 기술 부문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 이는 IPO 시장을 전반적으로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의 계열사인 아드녹가스의 IPO는 올해 현재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IPO로 지난 3월 아부다비에서 25억달러를 조달했다.
KGI 아시아의 케니 원 투자전략책임자는 31일부터 홍콩증권거래소가 사전 수익 기술회사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상장 개혁을 시행하고 있지만 2분기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 금융 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글로벌 투자 시장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 "홍콩증권거래소 개혁은 일부 기술회사가 상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시장의 다른 부정적인 요소를 상쇄할 만큼 충분히 강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과 세계 다른 지역의 IPO 시장은 올해 하반기가 돼서야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Y의 최는 "홍콩과 중국 본토의 IPO 시장이 하반기에 다시 반등하고, 2024년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홍콩 당국의 중동기업 상장 유치 노력과 함께 홍콩증권거래소 상장 개혁이 더 많은 신규 IPO를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4년 동안 7차례나 세계 IPO 시장 1위를 차지했던 홍콩은 2021년과 2022년는 3위에 그쳤다.
KPMG 중국의 자본시장 파트너인 루이스 라우는 중국 본토가 IPO 활동을 되살리기 위해 경기 부양책을 도입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A주 IPO 시장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면서 "본토에는 800개 이상의 기업이 상장을 기다리고 있고 홍콩은 이번 분기 말 기준 90개 이상의 활성 지원자들이 건전한 IPO 파이프라인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