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4대강 여론조사' 5년 전과 '딴판'
'남부 가뭄 심각' 전제로 질문
환경단체 "유도신문식 설문"
16일 환경부가 "4대강 보 인근 주민 약 87% '보 적극 활용해야' …"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지난 4월 18~23일 보 인근 주민 4000명, 일반국민 1000명 등 총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4대강 보를 활용한 기후위기 대응 국민인식 조사' 결과다. 환경부는 "일반 국민은 77%, 보 인근 주민은 87%가 보를 적극 활용하는 데 찬성했다"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가뭄 등 물 부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에 저장된 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보 인접 지자체 응답자 86.8%가 찬성했다. '반대한다'는 13.0%였고 '모름·무응답'은 0.2%였다. 일반 응답자의 경우 '찬성' 77.4%, '반대' 13.6%, '모름·무응답' 9%였다.
◆"설문조사 설계 자체가 왜곡돼" = 환경운동연합은 16일 성명을 내고 "설문조사 지문과 질문의 설계 자체가 왜곡됐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보가 가뭄과 물 부족 해소에 큰 효용이 없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사실인데, 환경부는 마치 보를 이용하면 가뭄과 물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답변을 유도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여론조사에서 환경부는 보 활용에 관한 응답자들의 생각을 묻기 전에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물 부족으로 광주·전남 주요 식수원 주암댐 저수율이 예년의 50%밖에 안되는 등 남부지방에 극심한 가뭄이 지속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총력 대응을 위해 댐과 댐을 연계하고 농업용수를 생활용수로 대체해 공급하고 있으며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가뭄 등 물 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에 이어 보 활용에 관한 생각을 물어보면 찬성률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만약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4대강 보를 개방해 강물의 흐름을 되살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18년 조사 때는 '보 개방' 여론 높아 =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2018년 12월 환경부가 일반 국민 1000명, 수계지역과 보 인근 지역 주민 각각 500명 등 총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와도 크게 대비된다.
당시 '4대강 보의 필요성'에 대해 일반 국민 44.3%, 수계지역 주민 42.2%, 보 인근 지역주민 42.9%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불필요하다'는 의견은 각각 36.9%, 37.8%, 36.8%로 '필요'와 '불필요' 응답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2018년 조사에서는 '4대강 보를 개방해야 한다' 응답이 더 많았다. '보 개방 확대'에 대해 일반 국민 54.1%, 수계 주민 55.3%, 보 소재 지역주민 56.6%가 '찬성' 의견을 밝혔다. '보 개방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각각 9.8%, 5.9%, 8.9%에 불과했다. 2018년 환경부 여론조사는 기획할 때부터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해 철저히 중립적 관점에서 설문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담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