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중동발 위기 대응 ‘협치’ 가동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 … 7개월 만에 여야 지도부 회동
추경 신속처리-초당적 위기 대응 요청 … 개헌 등 현안도 논의
민주 “야당 합리적 의견 경청” 국민의힘 “문제사업 예산 삭감”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청와대 본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한병도 원내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나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을 열었다. 청와대에서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홍익표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회동에 대해 “전세계적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는 중동발 위기 대응을 위한 초당적 협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마련됐다”면서 “대통령과 정부, 여야 정치권이 함께 머리를 맞대는 모습은 국민들에게도 신뢰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 의제는 중동 사태에 따른 경제 대응이 핵심이지만, 별도 제한 없이 폭넓은 현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안 신속 처리, 민생법안 협조, 초당적 위기 대응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시정연설에서 이번 중동발 위기를 “소나기가 아닌 거대한 폭풍우”로 규정하며 정치권의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번 회담에서 야당의 합리적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기조를 밝혔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회동은 중동 전쟁 발발 38일째 급박한 위기 상황에서 열리는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이라면서 “중동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해 여야의 초당적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26조원 규모의 전쟁 추경 신속 처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의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의견은 경청하겠다”면서도 “억지와 발목 잡기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과 여당의 협치 들러리가 아닌 ‘실질적인 협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추경과 관련해선 20대 문제사업 예산 삭감 및 취약계층과 청년들을 위한 7대 사업에 대한 추경 반영을 요구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회담이 단순히 추경 통과를 위한 수단이나 형식적인 정치 이벤트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민생경제협의체라는 이름에 걸맞게 환율, 물가, 금리 등 거시경제 대응은 물론이고 서민과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대안이 논의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민생경제협의체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여야 간 협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거대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입법 폭주에서 벗어나 협치의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에게는 “야당을 국정을 함께 책임지는 파트너로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회동 후에는 양당 합동으로 회담 성과를 정리해 브리핑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선 이번 회담이 정례화돼 여야정 소통 채널로 기능할 수 있을지, 추경은 물론 민생 법안 등에 대한 정치권 협력 의지 확인 여부 등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선·박소원·박준규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