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집값 상승에 20대 영끌족 내집 마련 급증

2026-04-07 13:00:09 게재

젊은 부부 “지금 집 안사면 더 비싸질 것” 조바심

집값 폭락 경험없고, 주담대 만기 길어진 영향도

일본도 20대 청년층이 빚내서 집사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도쿄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늦다는 조바심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액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최근 발표한 가계조사에 따르면, 2인 이상 세대를 구성하는 가구 가운데 20대 이하 세대주의 자가 보유율이 지난해 기준 40.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1%p 늘어난 수치로 비교가 가능한 2000년과 비교해 약 두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연령대별 자가 보유 비중은 여전히 30대(68.7%)와 40대(78.9%)에 비해 낮다. 다만 지난해 30대(-1.6%p)와 40대(-4.2%p) 자가 보유 비중이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주담대 진단 서비스업체 ‘모게체크’를 운영하는 MFS사 시오자와 다카시 이사는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지금의 20대 부부들은 ‘서둘러 사지 않으면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진다’는 공포심을 갖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들 20대는 일본이 거품경제 붕괴 이후 집값이 폭락한 경험을 하지 못한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케모토 요이치 SUUMO 편집장은 “지금 세대는 집값이 크게 하락한 경험을 하지 못했다”며 “고급 맨션 구매자는 ‘평생 살집’이라기보다 장래 (차익을 실현하는) 매각까지 염두에 두고 움직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리크루트가 수도권 신축 고급맨션 계약자 동향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계약자 가운데 20대 비율은 17.3%로 전년보다 1%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시노 다쿠야 다이이치생명 자산운용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20대는 임금이 오르고 맞벌이도 일반화돼 있다”며 “인플레이션 아래서 집을 빨리 사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커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후생노동성 조사에서도 20대의 소득 증가율은 30~50대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담대 환경의 변화도 작용했다. 젊은층 맞벌이가구가 늘면서 부부가 함께 대출을 받으면 만기 35년을 50년까지 늘린 금융기관이 증가했다. 주택금융지원기구가 지난해 6월 조사한 결과, 금융기관 57.5%가 변동금리 기준 최장 50년 주담대상품을 취급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만기가 길어지면 그만큼 원리금 상환 부담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20대 부채는 빠르게 늘고 있다. 총무성 가계조사에 따르면 20대 주택 및 토지 관련 부채는 지난해 3분기 역대 최고 수준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 선수촌이 고급 주거지로 변모한 모습. 사진 출처 미쓰이부동산 홈페이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임금 인상이 계속되더라도 20대 소득은 다른 세대에 비해 절대 금액이 낮다”며 “맞벌이라해도 소득의 불안정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성이 출산과 육아 등으로 소득이 끊기거나 감소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한편 도쿄간테이에 따르면, 지난해 도쿄 중심부 신축 맨션 가격은 평균 1억9500만엔(약 18억원) 수준까지 올라 전년 동기 대비 20% 급등하기도 했다. 도쿄 23구도 평균 1억3500만엔(약 13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21.8%나 급등했다. 다만 집값이 지속적으로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 올해 2월 기준 도쿄 도심부 중고 맨션 가격은 3년 만에 전달 대비 하락세로 전환하기도 했다.

호시노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집값이 더 올라 최종적으로 시세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차입 규모가 크고, 장기간 가계 현금흐름이 빠듯하면 생활의 만족도는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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