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뚫렸는데 AI(조류인플루엔자)는 청정국 추진

2023-05-25 11:53:41 게재

가축방역도 양극화 … 구제역·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에 총력, 조류인플루엔자는 청정국 선언

구제역 확산으로 방역관리에 구멍이 뚫리자 정부가 긴급 가축방역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조류인플루엔자는 방역 안정화로 세계동물보건기구 기준에 따라 청정국 선언을 준비하고 있어 가축 방역에도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25일 방역당국과 축산업계에 따르면 구제역 확산 시기 국내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 방역 차단이 효과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충북 청주지역에서 구제역이 확진되자 21일까지 백신 접종을 진행하는 등 강력한 방역조치가 시행된 가운데 같은시기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이 차단되면서 경보 단계가 하향됐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4월 14일 영암군과 장흥군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2건이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생조류에서도 3월 7일 이후 추가 발생이 없었다.

최근 영암·장흥 발생농장 인근 10㎞ 내 가금농장 정밀검사에서도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아 22일부터 위기 경보 단계를 '주의' 단계에서 '관심' 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조류인플루엔자 방역 효과는 계란가격 안정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각국이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계란가격 폭등 사태를 겪는 가운데 국내 방역이 인정받은 사례다. 경기 안성지역 양계농장 대표는 "조류인플루엔자로 수만마리 닭을 살처분한 기억이 있어 여전히 긴장하고 있다"면서 "세계적으로도 확산되는 추세인데 올해 국내에서는 방역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구제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은 초긴장 상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구제역은 5월 10일 충북 청주시 소재 한우 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청주시와 증평군 소재 한우 농장 10곳과 염소농장 1곳에서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초동방역 조치, 전국 긴급 백신 접종, 검사 및 예찰, 집중소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발생지역 및 인접 시군 우제류 52만두를 대상으로 긴급 백신 접종을 시작해 21일까지 1060만두에 대한 접종을 완료했다.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 대부분이 △백신 접종 소홀 △축사 출입구 신발 소독조 미비치 △부적정 소독제 사용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올해 8건이 발생했다. 포천 철원 등 접경지역에서 주로 발생함에 따라 접경지역 등 10개 시·군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관리 강화방안을 마련했다. 4월 13일 포천시 양돈농장에서 발생한 이후 추가 발생은 없었고 발생 농장 인근 10㎞ 내 양돈농장 80곳 모두를 정밀검사한 결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 17일부터 해당지역 양돈농장 이동제한을 해제했다.

방역당국은 동절기 대비 방역 사각지대를 찾아 개선하고 농가 방역 점검과 교육 홍보를 지속할 계획이다. 또 가금 제품과 반려동물 먹이(펫푸드) 수출 활성화를 위해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자체 청정국 선언 요건에 따라 청정화 선언을 추진할 계획이다. 청정국 선언 요건은 최종 살처분 완료 후 28일간 추가 발생이 없고 해당기간 바이러스 순환 증거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면 된다.

안용덕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가축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축산농가에서 우선 방역·소독 시설을 정비하고 백신접종과 소독 등 기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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