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현장 리포트

기후위기의 현장, 애리조나 물 부족 사태

2023-07-04 11:17:48 게재
서민원 CA 변호사·회계사

애리조나가 콜로라도강에서 받는 물은 이미 7개주 간의 자발적인 협약을 통해 크게 줄었다. 지난달 애리조나는 공급을 더 줄이는 보존 조치에 동의했다. 그 결과 애리조나의 물 공급은 양방향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지하수는 사라지고 콜로라도 강은 줄어들고 있다.

미국정부가 서부 지역의 주요 식수·전력 공급원인 콜로라도강이 마르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을 절약하는 주를 금전적으로 보상하기로 했다. 바이든행정부는 지난 5월 22일 미국의 최대 저수지인 파월호와 미드호의 수위가 위험한 수준으로 낮아지지 않도록 콜로라도강 하류에 있는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네바다 등 3개주와 물을 절약하는 계획에 합의했다.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콜로라도강 하류 3개주는 2026년까지 3년에 걸쳐 300만에이커피트를 절약하기로 약속했다. 300만에이커피트는 300만에이커의 땅을 1풋(약 30㎝) 높이로 채우는 데 필요한 물의 부피를 뜻한다. 서울의 20배에 달하는 면적을 30㎝ 높이로 채울 정도의 물을 쓰지 않기로 합의를 한 셈이다. 이는 3개주가 콜로라도강에서 사용하는 물의 13%에 해당한다.

대신 연방정부는 3개 주가 절약하는 300만에이커피트 가운데 230만에이커피트에 대해 보상하기로 했으며 그 금액은 최소 10억달러에서 12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애리조나 도시냐, 캘리포니아 농장이냐

20여년 계속된 가뭄과 기후온난화로 미드호와 파월호의 수위가 너무 낮아져 강물이 댐을 통과해 흐르지 못하는 데드 풀(dead pool)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 이렇게 되면 미드호와 파월호에 인접한 후버댐과 그랜드캐니언댐에서 수력발전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에 미국 내무부는 지난해 6월 '콜로라도강 유역의 주들이 200만~400만에이커피트의 물을 덜 사용해야 하며, 그러지 않는다면 강을 보호하기 위해 연방정부가 개입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이 강을 끼고 있는 7개주 간의 협상이 시작됐다.

주요 쟁점은 물을 가장 많이 쓰는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주 중 누가 물을 줄이냐였다. 애리조나 대도시의 식수 공급을 우선하느냐, 캘리포니아의 농업에 필요한 관개수를 우선하느냐 등이 논란이 된 것이다. 1922년 이들 주가 합의한 '콜로라도강 협약'에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물 사용량을 감축하면 애리조나주 피닉스와 투손의 수도 공급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하류 주들의 물 사용량을 동등하게 일괄 감축하기로 하면 캘리포니아주의 농업지대가 물을 쓰지 못하게 된다. 해당 주들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연방정부가 나서 물을 절약한 만큼 보상금을 주는 합의안을 도출했다.

지하수는 줄고, 콜로라도강은 마르고

2000년 대규모 가뭄이 시작된 이후 인구가 거의 50% 증가한 애리조나 주정부는 6월초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피닉스 지역에 이미 승인된 미래의 모든 주택을 지원하기에 충분한 지하수가 없다고 발표했다. 애리조나 수자원국은 지하수에 의존하는 주택 건설에 대해 더 이상 새로운 허가를 발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다섯번째로 큰 사막 위에 세워진 거대도시 피닉스가 가장 심각한 타격을 맞은 것이다.

피닉스와 그 교외지역을 포함하는 마리코파(Maricopa) 카운티는 지하수에서 절반 이상의 물을 공급받는다. 나머지 대부분은 강과 수로, 재활용된 폐수에서 나온다. 하지만 지하수는 유한한 자원이다. 보충되는 데 수천년 이상 걸릴 수 있다.

지하수 부족 발표는 애리조나가 더 이상 지역 개발자들에게 이에 의존하는 주택에 대한 새로운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10년에서 15년마다 개발계획을 위해 주 공무원으로부터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피닉스와 인근 대도시도 주정부가 이미 승인한 것 이상으로 지하수에 의존하는 모든 주택에 대한 승인이 거부된다.

이런 변화는 피닉스 지역의 지하수 공급이 향후 100년 동안 계획된 성장에 필요한 것보다 약 4% 부족하다는 새로운 주 연구에 기반했다. 먼 미래의 일처럼 느낄 수 있지만 장단기적으로 미래를 재고하기에 충분하다.

애리조나 피닉스 지역은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지하수법을 시행하고 있다. 1980년 애리조나 주정부는 지하수관리법을 통과시키면서 인구가 밀집한 피닉스 지역에서 지하수를 추적하기로 결정했다. 애리조나 수자원부가 발표한 새로운 지하수 예측 모델에 따르면 오는 2121년까지 피닉스 메트로 지역에 약 500만에이커피트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약 1700만가구가 사용하는 물의 양이다.

예상되는 부족분은 빠르게 성장하는 피닉스 변두리의 개발자들이 새로운 구역을 건설하기 위해 다른 곳에서 물을 가져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애리조나와 다른 서부주 전역의 도시와 개발자들이 여분의 물 한방울을 놓고 다툴 만큼 현재 새로운 물 공급원은 제한적이다.

온라인 부동산플랫폼 질로우(Zillow)에 따르면 이는 지난 4년 동안 51% 오른 주택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기업과 신규 거주자를 위한 저렴한 목적지로서 애리조나의 매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애리조나가 콜로라도강에서 받는 물은 이미 7개주 간의 자발적인 협약을 통해 크게 줄었다. 지난달 애리조나는 공급을 더욱 줄이는 보존 조치에 동의했다. 그 결과 애리조나의 물 공급은 양방향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지하수는 사라지고 콜로라도 강은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물 부족은 주가 분석하는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이 분석은 콜로라도로부터의 물 공급이 향후 100년 동안 일정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불확실하다.

담수화 플랜트 추진하지만 여건 안좋아

애리조나주의 두가지 주요 물 공급원인 지하수와 콜로라도강이 가뭄 기후변화, 그리고 남용으로 인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멕시코의 바닷물을 담수화해 피닉스로 연결한다는 계획이 수년 동안 논의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 회사가 제안한 5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진지하게 고려되고 있다. 이는 물 부족에 대한 우려가 애리조나와 미국 서부 전역의 정책 입안자들을 얼마나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지 보여준다.

담수화 플랜트는 이미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 같은 연안 주와 100개 이상의 다른 국가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이스라엘은 식수의 60% 이상을 지중해에서 얻는다.

그러나 애리조나 프로젝트는 바다와 거리가 멀고 주가 육지로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 때문에 이례적이다. 물은 피닉스에 도달하기 위해 약 200마일을 이동해야 하며 도중에 높이 2000피트 이상을 올려야 한다. 그렇게 제공되는 물은 콜로라도강의 물보다 약 10배 더 비쌀 전망이다.

폐기물 처리도 문제다. 담수화는 엄청난 양의 바닷물을 진공청소기 같은 방식으로 빨아들인 다음 일련의 막을 통해 고압으로 밀어 소금을 걸러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해수 100갤런당 약 50갤런의 식수, 염분 함량이 바닷물의 약 2배인 50갤런의 소금물이 생성된다.

폐염수가 바다에 방출될 경우 빠르게 분산될 수 있으나 애리조나 담수화 플랜트가 위치할 푸에르토 페나스코는 사실상 길고 얕은 캘리포니아만 끝 근처에 있기 때문에 영향이 집중될 수 있다. 이는 먹이사슬의 기초를 형성하는 플랑크톤을 해칠 수 있다.

그리고 푸에르토 페나스코와 피닉스 사이에는 애리조나에서 생태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하나가 있다. 연약한 사막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오르간 파이프 선인장 미국 국립기념물이다. 유네스코는 이 기념물을 멕시코 국경의 국립공원과 함께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담수화 플랜트의 파이프라인은 그 중간을 절단하게 된다.

환경운동가들은 다른 나라에서 물을 수입하는 대신 잔디밭 수영장 주택수를 줄여 제한된 물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 높은 밀도, 더 적은 잔디, 더 적은 수영장으로 개발방식이 바뀌게 될까.

서민원 CA 변호사·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