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 케이블카

1년 반 곤돌라 운영 후 가리왕산 원형복원 될까?

2023-07-17 11:09:58 게재

가리왕산 원형복원은 동계올림픽 전부터 '사회적 합의' … 정선군 "국가정원 조성 후 곤돌라 계속 활용해야"

가리왕산 알파인스키장은 산림유전자원보존림으로 평창올림픽 개최 확정 후 사회적합의를 통해 원형복원이 결정된 사안이다. 현재 원형복원을 위한 '실시설계' 가 진행중이고 2024년 4월 경 확정된다.
현재 가리왕산에는 2024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케이블카가 운영중이다. 현장 인터뷰 결과 케이블카 탑승객들은 중요한 산림자원이 훼손되었으나 강원도가 복원 약속을 미루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대부분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정선군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근무자는 약 30여명이며 시설이 시한부로 운영되는 줄은 알고 있으나, 주요 관광자원으로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계획이 변경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리왕산 인근 주민들은 올림픽 개최로 집과 농토를 잃어 인생 말년이 불행해졌다면서도 정선군이 추진하는 국가정원 조성이 반드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연복원이 조금씩 진행중인 메인슬로프(왼쪽)과 여러차례 수해복구로 맨살을 드러낸 연습슬로프(오른쪽)


"가리왕산은 2018년 동계 올림픽을 치른 후에 복원하기로 약속을 하고 개발을 했다. 그런데 올림픽이 끝난 지 5년이 지난 지금도 복원되지 않았다. 조선시대부터 보호해온 숲인데, 빠른 시일 내에 옛 모습을 되찾길 바란다."(지철 월정사 사회부장스님)

"유전자원 보호림이 아닌 하단부에는 정원을 조성을 해서 볼거리를 만들고 상층부에는 숲이 복원되어 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도록 곤돌라를 이용해서 … 곤돌라가 숲에 방해를 주는 시설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본다."(최승준 정선군수)

"동계올림픽이 끝났으니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이제 그 용도가 없어졌다. 용도가 사라진 시설물을 계속 운영하겠다고 하면 그건 억지에 지나지 않는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가리왕산을 다시 원래의 숲으로 되돌려야 한다."(황창연 성필립보생태마을 신부)

케이블카 노선 3km 대부분이 이런 공사판 상태라 여기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5일부터 7일까지 이란 출신 코메일 감독의 가리왕산 다큐제작을 동행취재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가리왕산 상봉 아래 사는 평창군 장전리 주민들, 가리왕산케이블카가 운행중인 정선군 숙암리 주민들, 가리왕산케이블카 탑승객 20여명(팀), 오대산 월정사 사회부장지철 스님, 최승준 정선군수, 황창연 성필립보생태마을 신부 등이다.

5일 오후 평창 장전리에서 만난 장전리 주민들은 매년 봄 가리왕산 산신제를 모신다. 이들은 동계올림픽을 하면서 신성한 가리왕산을 훼손한 것에 대해 많이 아쉬워했다. 그러나 가리왕산 복원과 케이블카에 대해선 장전리 주민들도 의견이 여러가지로 엇갈렸다.

"부모님을 모시고 가리왕산을 올라갈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도 원래 약속한대로 가리왕산을 복원하는 게 맞다." "강원도가 약속한대로 복원해야 하는데 정선 사람들에겐 돈이 걸린 문제라 우리가 대놓고 말하기는 어렵다."

완전히 인공수로로 바뀐 숙암계곡 하단부. 정선군이 추진하는 국가정원은 사라진 숙암계곡의 원형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평균경사각 30도에 이르는 슬로프에는 정원 조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케이블카 탑승객들도 의견 엇갈려 = 6일엔 가리왕산케이블카 운영진들과 탑승객, 숙암리 주민들을 만났다. 가리왕산케이블카는 정선군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한다.

원래 정부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고 가리왕산에 설치된 스키장과 곤돌라 시설을 철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선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가리왕산 원상복원 반대투쟁위원회는 2년 넘게 가리왕산을 봉쇄하고 농성을 했다.

결국 2021년 6월 정부와 정선군은 2024년 말까지 케이블카를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상황 추이를 지켜본 후 철거할지 말지 결정하기로 했다. 그 결정은 강원도나 정선군이 아닌 정부가 하기로 했다.

최근 정선군은 가리왕산 스키장 일대를 국가정원으로 지정해달라는 대국민 홍보활동을 시작했다.

국가정원은 산림청이 지정하고 운영비를 지원한다. 운영은 지방자치단체가 한다. 2023년 현재 대한민국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곳은 순천만 국가정원과 태화강 국가정원 두곳이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상부정류장으로 올라갔다. 동행한 윤여창 전 서울대교수(생태경제)는 "평균경사가 30도로 가파른 슬로프 구간은 정원 조성이 어려울 것"이라며 "피니시라인(알파인경기 종점) 아래쪽을 원래의 숙암계곡으로 복원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피니시라인 아래 숙암계곡은 ㄷ자형 콘크리트수로로 변한 상태다.

정상에서 만난 탑승객들은 의견이 많이 엇갈렸다.

연세가 드신 분들은 '이렇게 좋은 걸 왜 없애냐?'는 의견들이 많았고 젊은층은 '그래도 국가기관끼리 한 사회적 합의인데 복원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쪽이었다.

이날 오후 숙암리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을 만났다. 주민들은 "올림픽을 하면 사는 게 많이 좋아질 줄 알았는데, 토지가 수용돼 농토도 없어지고 생활이 더 힘들어졌다"면서도 '가리왕산 국가정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복원해서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 7일 오전 오대산 월정사 지철 사회부장스님은 "세상만물에 불성이 있다는 부처님 말씀은 가리왕산에도 적용된다"며 "우리세대가 올림픽을 치르느라 가리왕산을 훼손했으면 원래 모습으로 복원해서 미래세대에 물려주는 것이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정선군청에서 만난 최승준 정선군수는 "가리왕산 원형복원을 위해서는 2차 산림 훼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곤돌라 타워는 물론이고 슬로프 양쪽으로 거미줄처럼 묻혀있는 제설기 수도관, 전기통신 관로를 다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군수는 "그걸 다 걷어내려면 수십만톤의 토목공사가 필요하다"며 "이제 겨우 자연적으로 복원이 되는 과정인데 다시 파헤쳐야 하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평창 성필립보생태마을 황창연 신부는 "가리왕산 곤돌라는 올림픽이 끝난 지금 그 용도가 사라진 시설물"이라며 "인간에게 인권이 있듯이 나무들에게도 생존권이 있다. 하루빨리 원래 상태로 돌려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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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왕산 = 글 사진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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