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고물가시대 다시 뜨는 ‘구독경제’

‘레디코어’ 흐름 속 계획형 소비 확산

2026-04-21 13:00:01 게재

도드람, 생육~간편식 매주 다르게 … 풀무원 식단관리·조선호텔 발효상태별 김치

구독경제가 다시 뜨고 있다.

고물가에 중동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는 탓이다. 안정적이고 꾸준한 상품을 찾을 수밖에 없다. 소비행태도 확 달라졌다. 즉흥적 방식에서 미리 설계하는 계획형 소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만큼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지출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소비를 사전에 설계하는 ‘레디코어’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덩달아 구독경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레디코어는 필요한 순간 즉각 구매하기보다 일정 주기에 맞춰 소비를 미리 준비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식품 정기 배송부터 콘텐츠 결합형 서비스까지 일상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은 구독 서비스가 대표적인 모델인 셈이다.

도드람 구독 서비스를 한눈에 보여주는 포스터 사진 도드람 제공

구독경제 부활 조짐은 통계수치로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국가데이터처 ‘2026년 2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2조5974억원 규모로 전년동월대비 5.9% 성장했다. 이 가운데 음식서비스(15.1%)와 음·식료품(14.1%)이 나란히 거래비중 1, 2위를 기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반복 구매가 잦은 생활 필수 품목을 중심으로 온라인 소비가 고착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런 소비 구조가 정기적·계획적 구독 형태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식음료업계가 단순 배송을 넘어 차별화된 구성의 구독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이유다.

전문식품 브랜드 도드람이 ‘도드람 구독 서비스’를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도드람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생육 제품부터 가정간편식·가공식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주차별로 다르게 구성해 제공한다. 예컨대 1주차에는 무항생제 목심 등 구이용 부위를, 2주차에는 24시간 숙성으로 식감을 살린 칼집 양념 구이와 실속형 삼겹·목심을 제공하는 식이다. 여기에 뼈해장국, 치즈돈까스 등 인기 가공식품을 포함해 구독자가 매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고유가 고물가 시대에 고려 가성비까지 고려했다. 구독 회차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정가 대비 할인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2회차 연속 구독 땐 3%, 3회차부터는 5%씩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장기 구독할수록 가격이 싸지는 구조다.

풀무원 구독서비스는 개인화한 식단 관리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 앱 ‘풀무원디자인밀’을 통해 생애주기별 영양기준과 생활 패턴에 맞춘 맞춤형 식단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들은 단순히 제품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앱 내에서 직접 식단을 등록하고 영양 정보를 디자인하며 스마트한 건강 관리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게 풀무원 측 설명이다.

프리미엄 김치를 표방하며 김치 구독서비스에 뛰어든 조선호텔앤리조트 역시 높은 재주문율을 바탕으로 ‘김치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계절별 최상급 재료와 발효 상태를 고려한 김치를 정기 배송한다. 3개월 또는 6개월 단위로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식품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계획적·반복적 소비가 늘어나면서 레디코어 기반 구독서비스가 식음료업계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고병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