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누더기 선거구획정’ 후폭풍 거세
광주선 “소수당 차단용 중대선거구” 비판
곳곳서 “원칙 없는 선거구 쪼개기” 반발
6.3 지방선거를 불과 46일 앞두고 광역·기초의원 선거구가 대폭 재편되면서 출마자와 유권자 모두 혼란에 빠지게 됐다. 광역의원 중대선거구제가 처음 도입되는 광주에선 ‘꼼수’ 개편이란 비판이 제기됐고 인구 증감에 따라 기존 선거구가 쪼개지거나 합쳐지면서 지역사회가 반발하는 등 곳곳에서 후폭풍이 일고 있다.
21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18일 본회의를 열어 9회 지방선거 광역·기초의원 총정수와 선거구를 조정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지역구 광역의원 정수는 현행 779명에서 804명으로 25명 늘고 비례대표 광역의원도 지역구 정수의 10%에서 14%로 상향돼 29명 가량 증가한다. 기초의원도 현행 2978명에서 3003명으로 25명 증원됐다. 동시에 전남·광주통합시에 광역의원 중대선거구가 처음 도입되고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도 일부 확대된다.
하지만 광역의원 중대선거구 지정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중대선거구제는 기존 1인 선거구를 합치되 의석 하나를 늘려 3~4명을 선출하는 것으로 소수정당 후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기존 진보당 후보들이 도전하는 선거구는 대부분 배제됐다. 때문에 정치적 다양성 확보라는 취지와 달리 더불어민주당의 기득권을 강화하는 꼼수란 비판이 제기됐다. 진보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 예비후보들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광주 통합과정에 불비례성을 해소하고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 광주 광역의원 정수를 23명에서 50명 선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5명 확대에 그쳤고 진보당 지지세가 가장 뜨거운 곳들만 핀셋으로 도려내듯 선거구를 찢어 놓았다”며 “정치적 다양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실제 소수정당이 후보를 공천한 광주 광역의원 선거구는 20곳 가운데 6곳인데 중대선거구에 포함된 곳은 한곳(북구5) 뿐이다.
또 광산구의 경우 인접하지 않은 3선거구와 5선거구를 하나로 묶으면서 4선거구 한 개 동만 떼어내 연결하는 ‘꼼수’ 개편이 이뤄졌다며 민주당 안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인구 5만명 미만 지역에 광역의원 1명을 보장하는 특례조항 탓에 표의 등가성이 훼손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북 울릉군은 인구가 약 8700명에 불과하지만 1개 선거구가 유지되고 인구 48만명인 포항은 9명(의원 1인당 5만3000명)을 선출, 표의 등가성이 6배 이상 차이가 발생한다. 경기 연천, 인천 옹진 등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인구 편차가 3대 1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헌재 결정에 위배되는 셈이다.
인구 증감과 의원정수 확대, 중대선거구제 도입으로 ‘누더기 선거구’가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 남동갑 선거구(국회의원)는 중대선거구제 확대 시범지역에 포함됐으나 인구가 감소해 오히려 구의원 정수가 줄어 논란이 일고 있다. 남동갑 선거구는 구의원 2인 선거구인 가(2인)·나(3인)선거구를 통합해 5인 중대선거구제로 바꾸기로 했는데 인구가 준 나선거구 정수가 2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전남의 경우 선거구 조정이 탁상행정식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수는 도심과 해양권을 나누는 수준의 재편이 이뤄졌고 광양에서는 광양읍이 2개 선거구로 나뉘어 같은 읍 주민이 서로 다른 선거구로 분할되면서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모두 인구가 줄어든 탓이다.
반대로 의원 정수를 그대로 유지한 충남에서는 기존 선거구를 지켰다는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 광역의원 정수가 2명에서 1명으로 줄어들 처지에 놓였던 서천군과 금산군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유재영 서천군수 권한대행은 “광역의원 정수 유지는 단순한 의석수를 넘어 5만 군민의 정치적 권리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국혁신당 충남도당은 “인구가 늘었는데도 지방의원 숫자가 그대로인 것은 정치적 무능력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곽태영·홍범택·윤여운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