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가 마사지도 아니고
“4만원대 도수치료, 서비스 질 하락과 국민 재활 인프라 붕괴우려”
대한물리치료사협회(회장 양대림, 이하 협회)는 최근 다수의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보건복지부 산하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의 4만 원대 초반 ‘도수치료 관리급여’ 수가 논의 정황에 대해 “도수치료의 학술적·임상적 가치를 폄하하고, 궁극적으로 국민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처사”라며 15일 우려를 표명했다.
협회는 비록 해당 내용이 정부의 공식 발표가 아닌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한 심의 내용의 일부라 할지라도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정부의 맹목적인 비용 통제 중심 정책 기조가 실제 의료 현장에 미칠 치명적인 부작용에 대해 엄중히 경고했다.
20일 협회에 따르면 도수치료는 단순한 마사지가 아니라 생체역학과 신경생리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수술 후 재활, 관절 구축, 만성 통증 등 중증 근골격계 환자의 기능 회복을 이끄는 필수적인 임상 중재 행위다. 고품질의 치료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고도의 훈련을 받은 임상 전문가의 충분한 진료 시간 확보와 적절한 치료 환경 보장이 필수적이다.
미국 물리치료협회(APTA)는 도수치료(Manual Therapy)를 만성 요통 환자의 기능 개선을 위한 ‘강력 추천(Level A)’ 치료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사용을 줄이는 결정적인 대안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영국의 NICE(국립보건임상연구소) 가이드라인은 근골격계 질환 관리에 있어 약물 처방보다 운동 요법과 병행된 도수치료를 우선적으로 권고하며 그 임상적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다.
박현식 협회 박교육부회장은 “언론 보도를 통해 거론되는 수가 수준은 고난도 필수 재활의 임상적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 기준”이라며, “만약 보도된 내용대로 정책이 강행될 경우, 현장에서는 원가를 맞추기 위해 불가피하게 치료 시간을 단축하거나 상대적으로 숙련도가 낮은 인력을 배치하게 될 우려가 크며, 이는 결국 ‘의료 서비스의 질적 하락’으로 직결되어 환자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박 교육부회장은 “4만 원대 수가 책정은 재활 의료의 현장을 초토화시키는 ‘근시안적 폭거’다. 눈앞의 수치에만 매몰된 이 비현실적인 수가는 치료 시간을 줄이고 미숙련 인력을 투입하게 만드는 ‘저질 의료’를 강요하는 꼴이다.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이다. 적기에 제대로 된 도수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은 결국 만성 통증과 기능 장애에 시달리게 될 것이며, 이는 필연적으로 불필요한 약물 오남용과 고비용의 수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단돈 몇 만원 아끼려다 환자는 신체적 고통에 신음하고, 국가는 수백, 수천만 원의 수술비와 약제비를 건강보험 재정에서 쏟아 부어야 하는 ‘재정적 자폭’ 상황이 도래할 것이며 정부의 탁상행정이 국민 건강권을 도박판에 올리고 건강보험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협회는 보건의료 유관단체와 긴밀히 연대하여 전문가가 배제된 탁상행정을 중단시키고 부당한 수가 책정에 맞서 강력한 공동 대응을 전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향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상정 등 남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제대로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외 활동에 나설 것임을 강력히 경고했다.
양대림 회장은 “도수치료 관리급여 제도가 진정으로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다면, 진료비 인하라는 명분으로 포장해 의료 질 하락을 유도하며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멈춰야 한다.”며, “정부는 임상 현장의 실무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환자가 안전하고 수준 높은 도수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