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가는 '인요한(국민의힘 혁신위원장) 효과'

2023-10-27 10:57:17 게재

'비윤' 빠진 '백화점' 혁신위원 인선

친윤 의원 선임에 당내서도 '갸웃'

'푸른 눈의 한국인'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소멸하고 있다. 인 위원장이 일성으로 통합과 혁신을 외쳤지만 '비윤(비윤석열)' 인사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고 오히려 친윤 인사들이 낙점됐다는 점에서 당내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나온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여당에게 잠시나마 생기를 불어넣었던 혁신위 효과가 3일 만에 가라앉는 모습이다. 26일 인 위원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명의 혁신위원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정치인으로는 박성중 의원과 김경진(서울 동대문을) 오신환(서울 광진을) 정성화(전북 전주시병) 등 당협위원장 3명, 이소희 세종시의원,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합류했다.

나머지 6명은 외부인사가 낙점됐다. 이젬마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 임장미 마이펫플러스 대표,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임상조교수, 최안나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송희 전 대구MBC 앵커, 박우진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장이다.

혁신위는 인선 기준으로 여성, 청년, 정치권 외부 인사를 제시했다. 실제로 여성이 위원 12명 중 7명으로 과반을 차지했고 연령대는 20~40대가 8명이 포함됐다.

다만 가장 큰 관전포인트였던 비윤계 인사 포함 여부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인 위원장은 비윤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 윤희숙 전 의원 등에게 혁신위원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기현 체제하에서 굴러가는 혁신위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는 데다 정치경험이 없는 인 위원장이 이를 돌파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도 못 줬던 것 같다"고 평했다.

혁신위가 비윤계를 껴안지 못한 것은 태생적 한계 때문이라 하더라도 혁신위원들의 친윤 색채가 강하다는 점에선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이후 수직적 당정관계 개선이 혁신위 과제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혁신위원으로 낙점된 박성중 의원은 윤석열정부 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를 맡는 등 친윤 인사로 분류된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서울 서초 지역에서 재선을 했다는 점에서 혁신위원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안 그래도 내년 총선 출마자들이 혁신위에 대거 포함돼 공천 관련 내용은 건드리지도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더욱 커졌다.

혁신위에 대한 기대치가 전반적으로 낮아진 가운데 결국 이를 돌파할 수 있는 것은 그야말로 '쓴소리'밖에 없으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원 인선 발표 후 '쓴소리하는 인사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내가 쓴소리를 많이 하겠다"면서 "내가 의사인데 쓴약을, 꼭 먹어야 할 약을 조제해서 여러분들이 시원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바른 길을 찾아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천하람 위원장은 27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인 위원장께) 부탁말씀 드린다"면서 "예를 들어 대통령께 홍범도 흉상 문제 재고를 요청하거나,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대회 가서 위로해 주시면 어떻겠냐 (제안하거나), 야당 대표를 1대1이 아니더라도 만나서 성과 공유하고 대법원장 (인선) 협조를 구한다든지, 대통령실의 정치적 행보 변화를 이끌어내는 그런 메시지를 발산할 수 있다면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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