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나서면 10분 '숲속 공원+야영장'

2023-11-03 11:03:47 게재

은평구 앵봉산에 가족캠핑장

음식물쓰레기 모아서 퇴비로

"교장으로 퇴직하기 전까지 보이스카우트 지도를 했어요. 아이들하고 15년은 야영장을 다녔을 걸. 그런데 여기가 제일 좋아요."
김미경(오른쪽) 은평구청장이 최근 문을 연 앵봉산 가족캠핑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야영요리 만들기 체험에 참여했다. 사진 은평구 제공


서울 은평구 증산동 주민 박민규(71)씨는 '인생 야영장'을 발견했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딸 부부와 손자 손녀까지 3대가 손을 잡고 방문한지라 더 기쁨이 크다. 아내 백옥자(72)씨도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음에 들었다"며 "높이 오르지도 않았는데 숲속에 들어와 있고 시설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3일 은평구에 따르면 진관동 앵봉산에 지난달 24일 문을 연 가족캠핑장이 개장과 동시에 '대박'을 터뜨릴 기세다. 서오릉근린공원 서울시 부지를 활용해 일상에 지친 주민들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했는데 방문한 주민들마다 박씨 부부처럼 표정이 달라진다.

앵봉산 가족캠핑장은 각종 시설이 다 갖춰진 야영시설(글램핑장) 3면과 개인용 텐트를 준비해야 하는 일반시설 25면까지 총 28면 규모다. 세척장 분리수거장 잔불처리장과 차량 25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까지 총 1만2521㎡로 널찍하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데다 서울시 전체를 잇는 서울둘레길 '봉산·앵봉산' 구간이 지나는 지점이라 접근성이 뛰어나다. 인근에 대형 쇼핑몰과 골목 상점들이 있어 먹거리 준비도 용이하다.

산지 지형을 그대로 활용한데다 원래 위치에 있던 나무를 그대로 활용해 평지에 위치한 다른 야영장과 달리 숲속 느낌이 강하다. 태풍 등에 피해를 입은 고사목을 활용해 꽃사슴 멧돼지 등 조각을 만들어 야영장 곳곳에 배치했다. 야영 과정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15시간에 걸쳐 분쇄하고 발효시켜 퇴비로 바뀐다. 야영장에서 실제 활용할 방침이다. 은평구 관계자는 "인근 아파트단지와도 가까워 주민들이 야영이 아니라도 공원처럼 이용할 수 있다"며 "앵봉산 단풍을 즐기며 산책을 해도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앵봉산 가족캠핑장은 서울 서북권에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야영장으로는 유일하다. 서울시에서 무상으로 땅을 내줬고 야영장 조성에 필요한 예산 45억7100만원까지 지원했다. 지난달 공사를 마무리하고 시범운영까지 마쳤다. 시범운영기간 경쟁률이 3대 1에 달할 정도로 주민들 호응이 컸다. 김미경 구청장은 "실제 숙박하면서 주변 여건과 시설 등을 살피고 보완했다"며 "가족 지인과 함께 방문해 추억을 남기기에 제격"이라고 강조했다.

은평구는 야영장 조성에 그치지 않고 인접한 시설들을 활용해 주민들 만족도를 높일 방침이다. 야영장 뒤편 탑골생태공원에 위치한 목재문화체험장이 대표적이다. 현재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참여할 수 있는 일일 목공강좌부터 전문가 과정까지 총 26개 과정을 진행 중인데 야영장을 방문한 주민들이 자연 속에서 목공체험까지 하도록 연계한다.

아이들은 미끄럼틀과 모래놀이터 등을 갖춘 놀이터 외에도 서오릉유아숲체험원에서 뛰어놀 수 있다. 놀이를 통해 돌과 흙, 씨앗과 열매, 낙엽을 활용한 신체활동 등을 즐기며 생태감수성을 키우고 사회성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익히도록 돕는다.

야영도구를 대여하는 기관과 연계해 주민들이 장비 부담 없이 방문하도록 보완하는 한편 최근 대세가 된 맨발걷기길을 인근에 조성할 계획도 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가족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추억을 남기고 아이들이 꿈을 키워가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며 "서울 서북권을 대표하는 힐링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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