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부양책에 철광석 가격 상승세

2023-11-28 10:56:34 게재

수요 펀더멘털 개선과 별개

당국 가격상승 억제 감독 강화

중국 정부가 부동산 경기 부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안정화가 새로운 숙제로 떠올랐다. 수요 펀더멘털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는데도 부동산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심리에 철광석 가격이 8월 중순 이후 약 30% 상승했기 때문이다.


27일 블룸버그는 중국이 원자재 가격 급등을 유발하지 않고 수년간 지속된 부동산 위기를 끝낼 수 있을지 딜레마에 직면했다면서 중국 정부는 이미 원자재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인 철광석 가격의 강세와 씨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시장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최근 경고에 철광석 가격은 1월 이후 가장 긴 주간 상승세를 보인 후 하락했다.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가 24일 성명을 통해 주요 항만 운영사들과 만나 철광석 재고 및 보관 문제를 논의하고 사재기에 대한 대책을 모색했다고 밝힌 후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철광석 가격은 1.8% 떨어졌다.

시장의 다음 움직임은 중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철광석 공급이 늘어날지 여부와 함께 정부가 부동산을 부양하면서 철광석 가격 강세를 억제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씨티그룹은 11월 15일 톤당 130달러를 돌파한 철광석 가격이 조만간 톤당 14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맥쿼리은행의 상품전략 책임자인 마커스 가비는 "펀더멘털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가격 상승의 기반을 둔화시키고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추세의 지속적인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중국에 있는 트레이더들은 중국 정부의 시장 감시를 의식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꺼리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가 강세 쪽으로 더 기울었다고 보고했다.

중국은 오랫동안 철광석 가격 상승랠리를 의심스럽게 여겨 왔으며 최근 몇년 동안 원자재 가격을 억제하기 위해 더욱 개입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중국은 BHP그룹과 리오틴토그룹 등 글로벌 거대 광산기업의 시장 영향력이 줄어들기를 바라고 있다. 그들이 중국으로부터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최근 당국의 경고는 철광석 가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으며 최근 몇세션 동안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싱가포르의 선물시장에서는 지난주에도 여전히 5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으며 올해 저점 대비 약 40% 상승했다.

캘러니시 커머더티의 애널리스트인 토마스 구티에레즈는 "기본적으로 내년 철광석에 대한 심리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수요가 약하기 때문에 현재의 펀더멘털이 이를 완전히 뒷받침하지는 못한다"면서도 "하지만 건설 철강 수요가 안정화되면서 2024년 수요는 올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전에도 철광석 가격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기계에서 조선 및 인프라 지출에 이르기까지 다른 분야에서 민간 건설의 약세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중국에 위치한 독립적인 조사기관인 호라이즌 인사이트의 애널리스트 장멍톈은 "철강과 원자재 모두 절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에 진입했기 때문에 4분기에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보다 강력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그룹은 공급이 타이트한 가운데 새해에는 공급 과잉의 위험이 없는 균형 잡힌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3개월 목표를 톤당 130달러로 잡았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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