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회장 선거 … 나철호(공인회계사회 부회장)·윤종규(전 KB금융지주 회장)·이정희(전 딜로이트 안진 대표)·최운열(전 국회의원) 경합 하나
2023-11-28 11:00:51 게재
윤종규·최운열 출마 저울질 … 빅4와 중견·중소회계법인 대결구도 될까
28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견·중소회계법인 인사들로부터 내년 공인회계사회장 선거 출마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의원은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1971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으며 30년 가량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로 학계에 몸담았다. 한국증권학회장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지내기도 했으며 2016년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의원직을 수행했다.
최 전 의원은 의원 임기동안 회계개혁의 핵심으로 꼽히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설계하고 통과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기업이 6년간 감사인을 자유선임하면 이후 3년은 금융당국이 감사인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소위 '6+3' 형태로 도입됐다.
최 전 의원에게 출마를 제안한 회계업계 관계자들은 회계감독시스템을 비롯해 전반적인 회계제도 개선을 위해 정치권 경험이 있는 최 전 의원이 공인회계사회를 맡아주길 바라고 있다.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대형회계법인 출신들로부터 내년 공인회계사회장 선거에 출마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회장이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추천되면서 공인회계사회장 출마는 어려워지는 듯 했지만, 은행연합회장 후보직을 고사하면서 공인회계사회장 출마 카드는 다시 살아났다.
윤 전 회장은 성균관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1980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20년 넘게 공인회계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해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를 역임한 후 2002년 KB국민은행 재무·전략기획본부장(최고재무책임자·CFO)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정희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출마를 준비하면서 회계업계 인사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1982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1983년부터 안진회계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다. 세무자문본부장을 거쳐 안진 대표를 맡는 등 회계사 경력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 가장 길고 대형 회계법인을 이끈 경험도 장점으로 꼽힌다.
나철호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은 한양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2002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2016년부터 4년간 공인회계사회 감사를 맡았고 2020년 부회장에 선출됐다. 나 부회장은 지난해 회장 선거에 출마해 김영식 공인회계사회장의 연임에 맞섰지만 당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현직 회장을 상대로 40.5%의 득표율을 올리면서 차기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나 부회장은 젊은 층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회계법인(빅4) 출신으로 윤 전 회장과 이 전 대표가 출마하고, 빅4에 맞서는 중견·중소회계법인의 지지를 받는 최 전 의원과 나 부회장이 선거에 나서면 각각의 진영에서 표가 분산될 전망이다. 어느 한쪽이 후보를 단일화 할 경우 선거 판세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2020년 공인회계사 회장 선거에서 처음으로 전자투표가 도입되면서 역대 최고 투표율(64.8%)이 나왔고, 당시 김영식 회장(39.9%)과 채이배 전 의원(32.7%)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당시 역대 가장 많은 후보인 5명이 출마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내년 회장 선거에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모두 출마할 경우 상당히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후보군이 늘거나 줄어들 경우 선거 구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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