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높은 기준금리(연 3.50%) 장기간 동결 가능성

2024-01-03 11:25:05 게재

상반기까지 동결하면 1년 6개월로 역대 최장

"물가목표 2% 확신까지 충분히 장기간 운용"

대출금리 5% 안팎 2년 이상 지속돼 부담 가중

한국은행이 올해도 상당기간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역대 가장 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오랫동안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면 장단기 시장금리와 가계대출 금리 등에도 영향을 미쳐 금융취약계층의 부담은 한층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 왼쪽)가 지난해 말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금통위에서 연 3.50%로 인상한 이후 1년째 동결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정책목표를 물가안정에 두고 기준금리를 정해 단기 자금시장을 통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금리동결이 가장 길었던 기간은 1년 5개월이다. 2009년 2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연 2.00%로 기준금리가 이어졌고, 2016년 6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연 1.25%가 적용됐다.

따라서 현재 1년째 이어지는 기준금리 동결이 올해 6월까지 지속되면 역대 가장 장기간 동결이 이어지는 셈이다. 더구나 지금까지 두차례 길게 이어진 동결과 달리 이번에는 3.50%라는 높은 수준이 지속되는 것이어서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행 기준금리 수준은 역대 가장 높았던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8월(5.25%)과 같은해 10월(4.00%)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 안팎에서는 현행 기준금리가 상당기간 이어져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해 통화정책방향과 관련 "대내외 정책여건의 불확실성 요인을 세심히 살피면서 물가를 목표 수준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통화긴축 기조의 지속기간과 최적 금리경로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 총재와 한은 금통위원의 이러한 인식에 기초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고려하면 상반기중 기준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0%로 예상했다. 한은 물가안정목표(2.0%)와는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결국 한은이 예상한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2.3%)에 근접해야 통화긴축 전환의 명분과 여건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한은이 올해 물가안정 목표를 내세우면서 가장 유의깊게 보고 있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물가수준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될 경우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다. 한은 김웅 부총재보는 지난달 29일 열린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향후 물가전망 경로에서 유가 및 농산물 가격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과 누적된 비용압력 등 불확실성이 크다"고 했다.

또 다른 변수는 미국 연준(Fed)의 조기 금리 인하다. 지난해 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올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연초부터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뉴욕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미 연준이 이르면 올해 3월 긴축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가 퍼지고 있다. 다만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부 시장 기대와 달리 연준의 올해 3월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6~7월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것처럼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결국 현재 한미간 기준금리 차이가 2.00%p까지 역전된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인하하기 부담스럽다는 점에서 상반기 긴축정책의 전환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한편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기업과 가계가 느끼는 금융부담도 길어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대출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2022년 10월(5.26%) 이후 지난해 11월(5.26%)까지 1년 2개월째 5% 이상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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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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