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성별·국적 따라 차별적 투자 … 글로벌 카드사, VC 생태계 개선 노력

2024-02-07 13:00:01 게재

2022년 미국 VC 투자에서

‘여성 창업’ 투자 1.9% 불과

최근 글로벌 벤처캐피탈(VC) 시장에서는 창업자의 인종·성별·국적 등의 요인에 따라 VC 투자가 차별적으로 이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백인 남성 창업자에게는 투자 쏠림이 강하게 나타나는 반면 흑인·여성 등에 대한 투자는 그렇지 못한 것.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글로벌 카드사들은 VC 시장의 투자 다변화를 통해 생태계 개선에 일조하고 있다.

여신금융연구소가 최근 낸 해외여신금융동향 보고서는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컴퍼니 조사를 인용해 2022년 미국 내 총 VC 투자에서 흑인 및 라틴아메리카계 창업자가 설립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각각 1%, 1.5%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 따르면 2022년 미국 내 총 VC 투자에서 여성이 창업한 스타트업에 대한 비중은 1.9%에 그쳤으며 특히 흑인 및 라틴아메리카계 여성 창업자의 스타트업은 0.1%밖에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초기 투자라운드인 시드(seed) 단계부터 회수(exit) 단계까지 스타트업의 평균 VC 투자유치금액은 백인계 남성 설립 기업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라운드는 스타트업의 성장 과정에 따라 투자 단계를 구분한 것으로 시드, 시리즈 A, B, C 등으로 이어지며, 투자자가 기업공개(IPO)나 M&A로 회수할 때까지 투자 유치가 지속될 때는 시리즈 D, E, F 등으로 투자라운드가 추가된다.

회수 단계에서 백인계 남성 창업 스타트업이 유치한 평균 VC 투자액은 약 2억1040만달러인 반면 흑인·여성 등 상대적으로 대표성이 낮은 커뮤니티에 속한 스타트업의 평균 투자유치액은 약 9110만달러에 불과했다.

이러한 격차로 인해 글로벌 VC 시장 및 경제 전반의 부정적 영향이 생기는 만큼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카드사는 전 세계적으로 확장성이 우수한 지급결제 네트워크를 활용해 VC 시장의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비자는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사회의 소규모 기업을 지원하는 ‘비자 파운데이션’을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 여성 주도 VC 투자에 특화된 비콘 펀드(Beacon Fund)와 협력 중이다.

비자 파운데이션은 여성 노동자 위주의 베트남쌀 생산업체 노아 낭 오가닉(Noa Nang Organic)을 포함해 VC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영 중인 비콘 펀드와 함께 스타트업 육성, 혁신 지급결제 기술 및 금융 교육 등을 병행하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인종·성별 등에 따른 차별을 해소하고자 운영 중인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 ‘스타트 패스 인 솔리타리티’(Start Path in Solidarity)를 통해 여러 초기단계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유색인종·여성 등 상대적으로 대표성이 낮은 핀테크와 스타트업 등의 규모 확장 및 혁신성 확보를 지원해 인종·계층 간 부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글로벌 카드사들의 이러한 노력은 향후 글로벌 VC 시장 및 경제 전반의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맥킨지&컴퍼니는 VC 투자의 인종·성별 등의 차별적 요인이 해소된다면 흑인 및 라틴아메리카계 창업기업이 향후 미국 VC 시장에서 각각 약 1조6000억달러, 2조3000억달러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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