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상임감사

“스포츠 통해 지역 활성화 도모합니다”

2024-02-08 00:00:00 게재

체육공단 2.0 시대 ‘생활 스포츠, 촘촘하게 지원’ … LA올림픽 금메달 40주년 심포지엄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유도 하프 헤비급 금메달리스트 ‘왕발’ 하형주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의 위상이 높지 않았던 당시 불굴의 의지로 금메달을 거머쥐어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안겼다. 이후 그는 교육자의 길을 택해 부산 동아대학교에서 35년 넘게 후학 양성에 힘썼고 부산시의회 의원, 부산지방법원 조정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국민체육진흥공단, KSPO) 상임감사로 일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민체육진흥공단 14층 감사실에서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상임감사를 만났다.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상임감사 사진 이의종

●올해 LA에서 금메달을 딴 지 40주년이다.

얼마 전, 평창과 강릉에서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가 열렸고 7~8월에는 파리올림픽이 열린다. 개인적으로는 LA 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40주년이 되는 해라 여러모로 가슴 벅차다. 올림픽 제패 기념 심포지엄을 열어 이를 돌아보고자 한다. 40년 전의 LA올림픽과 파리올림픽을 비교분석하는 등의 주제를 정할 예정이다. 당시 함께 뛰었던 메달리스트 선수, 당시 출입기자 등을 초청한다.

LA올림픽 당시 출전했던 선수들이 우리나라 올림픽 1세대다. 그때 금메달만 6개를 따고 세계 10위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스포츠계 발전의 시작이었다. 다음 올림픽인 88서울올림픽에서는 세계 4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 올림픽을 개최하는 국가인데 경기력이 떨어지면 국민들의 자긍심이 떨어질까 우려돼 서울올림픽 때 더욱 열심히 했다.

●최근 올림픽에 대한 국민 인식, 올림픽에 임하는 선수들의 태도 등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40년 전, 올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와 열광은 대단했다. 당시엔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 문화 등이 세계화되지 못했다. 스포츠가 세계화에 선두 역할을 해서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줬다. 스포츠의 금메달에 영향을 받아 다른 분야들도 세계 1등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당시 선수들은 국가관이 투철했다. 목숨을 바쳐서 메달을 딸 수 있다면 기꺼이 바치겠다고 할 정도의 각오와 도전 정신,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정신력을 갖고 있었다.

40년이 지난 최근엔 국민들의 관심이 다양한 분야로 분산이 됐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선수들이 하려는 종목도 다양하게 변화했다. 예전에 메달을 땄던 종목이 유도 레슬링 복싱 양궁 등이었다면 지금은 펜싱 수영 사격 등으로 다변화됐다. 국민들의 관심이 다양해진만큼 체육이 다변화된 면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상임감사 일은 어떤가.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체육인과 교육자로서 쌓은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체육이 갖고 있는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가 당연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공공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어떤 기관인가.

제24회 서울올림픽대회를 기념하고 국민체육진흥을 위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서울올림픽은 분단국가·개발도상국이라는 국제사회의 편견을 깨부수며 한국 스포츠외교의 청사진과 세계화의 기틀을 마련한 대회다. 경쟁국보다 늦게 뛰어들었지만 전방위적인 외교 노력과 끊임없는 도전 정신으로 결국 유치에 성공했다. 공단은 이같은 서울올림픽의 정신을 이어받았다.

공단은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경륜 경정과 같은 기금 조성 사업을 통해 연간 2조원 가량의 국민체육진흥기금을 마련해 국민 누구나 무료로 체력측정과 운동처방을 받을 수 있는 국민체력100사업, 전국 시군구 단위로 국민체육센터 건립 등 대국민 스포츠복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 스포츠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서울올림픽 당시 사용됐던 경기장 등과 올림픽공원을 스포츠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 여가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공단의 계획은 무엇인가.

지난해 신청사인 올림픽회관 입주를 계기로 조직의 마음가짐도 새롭게 해 KSPO 2.0 시대를 시작한다. KSPO 1.0 시대에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국민체육진흥기금 조성 사업 확대에 따라 지난해 기준 국가체육재정의 99.7%를 담당했다. 생활체육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국민들의 스포츠 참여 여건을 개선시키고 스포츠산업 성장을 견인했다. 그러나 국민을 접점으로 하는 직접 사업과 소통 부족 등으로 국민들의 인식이 낮았으며 스포츠계 안에서 기관 간 역할 중복 등이 한계로 인식됐다.

KSPO 2.0시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2030년까지 ‘KSPO 국민과의 약속’을 제정해 실천하고자 한다. 이는 ‘생활 속 스포츠 향유, 촘촘하게 지원’ ‘케이(K)-스포츠기업의 세계적 경쟁력 도모를 위한 지원 강화’ ‘스포츠가 주도하는 친환경 문화 조성’ ‘공정 도전 조화의 스포츠가치, 미래세대와 세계에 전파’ 등이다.

●상임감사로서 해 온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감사의 역할을 견제가 아닌 지원자로 설정해 사업수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감사 철학과 방향을 설정했다. 사업부서가 업무를 수행하기 이전에 감사실과 사업의 전략을 모색하는 사전컨설팅 제도를 적극 활용했다. 또 공익 신고자의 신분노출 걱정 없이 변호사가 신고자를 대리해 감사실과 소통할 수 있는 ‘안심변호사’ 제도를 신규로 도입했다.

올해엔 예측 가능한 감사환경 구축을 위해 직원들이 위험요소를 자발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려고 한다.

적극행정을 장려하기 위해 내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적극행정혁신위원회(가칭)를 설치한다.

●윤석열정부 인수위원회에서 활동을 했다.

지역 대표로 인수위의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에 들어가게 됐다. 대부분 경제인들이 들어왔고 체육인으로는 유일했다. 윤 정부는 ‘지방시대’라고 할 만큼 지역균형발전에 관심이 많고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에도 힘을 많이 실어줬다.

체육인들이 해야 할 역할이 많은데 이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해야 할 역할이다. 예를 들면, 인구소멸지역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 지역에도 스포츠를 통해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 스포츠 종목들이 80여개가 있는데 전국적으로 잘 분배를 해서 상설적으로 각 지역마다 해당 지역의 규모에 맞는 전국대회를 열게 할 수 있다.

또 인구가 적어 폐교되는 학교들이 있다. 폐교를 리모델링해 그 안에 스포츠센터 숙박시설 등을 갖출 수 있다. 이를 운영함으로써 지역의 고용 창출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사업 중 하나인 스포츠가치센터 설립과도 맞닿아 있다. 올림픽의 슬로건이 탁월성 우정 존중이다. 한계를 극복하고 친구를 사귀고 이긴 선수, 진 선수 모두 존중한다는 것이다. 이 올림픽 가치를 심어주는 스포츠가치센터를 지역별로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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