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통합형 공동선대위원장’ 검토

2024-03-06 13:00:02 게재

이해찬·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에 제안 … 일부 난색 기류 다음주 출범 예정, 이탄희 등 통합·봉합 선대위 꾸릴 예정 이재명 대표, 한 발 물러나 재판·지역구 선거 주력할 예정

더불어민주당이 공천파동을 봉합하기 위한 통합형 공동선대위원장 구성에 나섰다. 이해찬 정세균 김부겸 등 3명의 전 총리와 함께 이탄희 의원,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을 하나로 모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부 인사에게는 당차원에서 의향을 물었지만 아직 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당대표를 대신해 4.10 총선의 ‘얼굴’ 역할을 할 ‘통합 공동선대위원장단’이 제대로 구성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긴급 기자회견 연 이재명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긴급 현장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회견에서 최근 불거진 사천 논란과 김영주 부의장의 탈당 및 국민의힘 입당을 비판했다. 연합뉴스

6일 민주당 모 최고위원은 “다음주 월요일 출범을 목표로 매머드급 통합형 선대위를 구성하려고 한다”며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선대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선대위의 대표주자인 선대위원장 자리를 누구에게 줄 것인지를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또다른 최고위원은 “정세균 전 총리, 김부겸 전 총리, 이해찬 전 대표 등에게도 당연히 제안을 하겠지만 이분들이 수용할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정세균 전 총리, 김부겸 전 총리, 이해찬 전 총리 등 3총리에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이 갔고 아직 답은 오지 않았다”면서 “이들의 요청을 당이 수용하지 않아 껄끄러운 면도 있지만 총선 승리를 위해, 선당후사 정신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뿐만 아니라 당대표를 지낸 이 전 총리의 공천파동 해결에 대한 조언을 사실상 무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공천이 마무리될 즈음에 원로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김부겸 전 총리측 관계자는 전날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선대위원장 제안을 공식적으로 받지 않았다”면서 “김 전 총리가 민주당 총선과 공천에 대해 불편하고 매우 어려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해외에 나갔다가 전날 귀국, 의견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전날 정 전 총리의 동생 정희균 후보의 재심요청을 받아들여 전북 완주·진안·무주 선거구에서 경선을 치르게 하는 등 정 전 총리에게 러브콜을 보낸 상황이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공천이 다 끝나가 사실상 선대위원장의 권한은 전혀 없고 결국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만 져야 하는 상황에서 ‘패전투수’로 나설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3총리’의 선대위원장 수락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민주당 주요 당직을 맡고 있는 수도권 모 의원은 “그래도 현재로서는 이재명 대표를 전면에 내세울 수 없는 만큼 외부에 다른 면을 보일 수 있는 인물을 외부에서 영입해 다양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면서 “정 전 총리나 김 전 총리, 이 전 대표 등에게도 삼고초려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총선을 30여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선대위가 뜨면 이재명 대표는 이름만 공동선대위원장단에 올려놓고 사실상 ‘후선’으로 물러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지역구 표심 다지기와 재판으로 선거 전체를 지휘할 상황이 아니다. 이 대표는 매주 한번 이상 재판정에 나가야 한다. 지난달 26일에 이어 이달 18일은 이 대표와 김 씨의 동반 법정출두일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의 후선 배치 전략은 이 대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게 중도층 구애에 불리하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공천이나 경선에서는 이 대표와의 친분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지만 본선에서는 확장성이 떨어져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대표의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박빙’ 승부가 예상돼 지역구 챙기기도 비상이다. 경인일보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이달 1일과 2일 인천 계양을 지역 만 18세 이상 508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전화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대표 지지율은 45.2%, 국민의힘 후보인 원희룡 전 의원 지지율은 41.6%로 오차범위(±4.35%p) 내에서 앞섰다. 공천 파동 이전만 해도 넉넉하게 압승하고 있었으나 최근 크게 돌변했다. 사실상 박빙승부가 예상되는 대격전지라고 할 수 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앞의 민주당 모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겠지만 전면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구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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