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2월 수출 호실적…수요 증가 청신호

2024-03-08 13:00:30 게재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 시장 예상 웃돌아 … 전기차, 2차전지, 태양광 패널 수출 견인

무역 상대국의 약한 수요와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1년 가까이 지지부진한 무역 실적을 보였던 중국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1~2월 수출입 데이터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수요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7일 블룸버그는 중국 공식 데이터를 인용해 1~2월 해외 수출(미국 달러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해, 앞서 블룸버그 설문 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한 1.9%를 훨씬 상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2월 성장률 2.3%보다도 훨씬 나은 수치다. 1~2월 수입은 3.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무역 흑자는 125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춘제 연휴로 인한 통계 착시를 피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1~2월 데이터를 묶어서 발표한다.

홍콩 유니언 방카레 프리비의 카를로스 카사노바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제조업 활동 강세에 힘입어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수요 증가가 주택 경기 둔화에 대한 중국내 압력을 상쇄하지는 못하겠지만 2024년 중국 경제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딩솽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원자재 수입이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국내 수요가 심각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딩은 “이전에는 국내총생산(GDP)에 부정적인 기여를 했던 순수출이 올해 거의 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적어도 2024년에는 수출이 더 이상 경제성장을 저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6일 왕원타오 상무부장은 전국인민대표대회와 별도로 베이징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해외 수요 감소로 인해 올해 무역 전망이 여전히 매우 암울하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중국의 수출 제품이 “가치 사슬의 위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왕 부장은 약 30%의 수출 성장률을 기록한 ‘신 3종’이 중국의 해외 입지를 꾸준히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3종’이란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대표 제품인 전기자동차, 리튬 이온 배터리, 태양광 패널을 말한다.

서방과의 무역 마찰을 줄이기 위해 수요가 많은 수출 상품을 더 많이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딩은 “중국은 ‘신 3종’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면서 “5개, 7개 또는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는데, 그 핵심은 제품군을 다양화해 미국의 표적이 되는 것을 줄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1~2월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5% 증가해 2023년 1~2월에 20% 이상 감소한 것에 비하면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러시아에 대한 1~2월 수출은 전년 대비 12.5%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8%의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과 러시아간 무역이 급증했지만 이러한 흐름이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

중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으로의 수출은 6% 증가했다.

유럽연합으로의 수출은 1.3% 감소해 2023년 1~2월 12.2% 급감했던 것에서 감소폭이 줄었다.

나티시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게리 응은 “중국의 수출은 글로벌 기술 사이클 회복과 재고 압력 감소로 이익을 받았으며, 이는 한국 등 기술에 정통한 다른 시장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여전히 어려운 내수 상황을 보여주는 수입 부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면서 “1년간 감소세를 보인 중국의 수출과 수입은 2024년에 4%와 3.2%의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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