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블랙리스트 의혹’ 고소전 양상
“기피 인물 취업 막아” 고소 예고
사측 “영업비밀 불법 탈취” 반박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제보자-회사측 공방이 계속되면서 고소전 양상으로 나가고 있다.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쿠팡대책위)’는 13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쿠팡 블랙리스트 제보자가 직접 밝히는 블랙리스트의 실체와 쿠팡측 주장의 문제점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 관련 집단 고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블랙리스트 의혹’은 쿠팡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사업장에서 채용을 꺼리는 인물의 취업을 막기 위해 사람 정보와 기피 사유를 기재한 문서를 만들어 관리했다는 내용이다. 이날 대책위는 현재까지 피해자 80여명의 연락을 받았다며 이달 중으로 CFS를 상대로 집단 고소 등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는 의혹 제보자 김준호씨가 참석해 경위를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책국장인 김씨는 “2022년 11월~2023년 4월 CFS에서 단기직 채용 관련 업무 교육을 받다가 블랙리스트를 접했다”며 “사원평정으로 불리는 문건에 이름이 올라 있는 사람들을 채용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교육받았고, (실제) 이들을 채용에 배제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이후 업무를 잘못한다고 평정에 오르거나, 관리자와 다툼이 있었다는 이유 등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른 제보자를 통해 확보한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1만6450명의 이름이 적힌 문건 사례도 공개했다.
권영국 대책위 대표(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블랙리스트는 헌법상 국민 직업의 자유와 근로의 권리를 침해하고 노조 가입 및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부당 노동 행위”라며 “개인 정보를 목적 외 용도로 이용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도 침해했다”고 쿠팡측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책위는 앞서 지난달 CFS 관계자 6명을 근로기준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신청했다.
이와 관련 쿠팡측은 수차례 입장 발표를 통해 “CFS는 사업장 내에서 방화·폭행·성추행·절도 등 각종 불법행위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인사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자발적 퇴사자들은 다시 취업할 수 있고 상당수 본인의 의사에 따라 재입사해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달 15일에는 민변 변호사를 비롯해 대책위 관계자 3명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송파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쿠팡측은 13일 “기자회견을 자청한 민주노총 간부 김씨와 조력자 이씨는 물류설비자료를 비롯한 수백 개의 회사 영업비밀을 불법 탈취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며 “기자회견은 이러한 범죄행위를 비호하는 내용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