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제2독립기념관? 땅 없다”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서 답변
보훈처 수도권 건립계획 무산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2독립기념관을 서울에 짓자는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 시장은 20일 열린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관련 움직임이 있어 검토했지만 중구나 종로 쪽에 가용할 토지가 없다”고 말했다. 박수빈(민주당) 시의원이 “제2독립기념관을 이승만기념관을 지으려 했던 송현광장에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을 했고 이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오 시장은 박 의원이 재차 “서울시에 (제2독립기념관이) 들어오지 않길 바란다는 말씀인가”라고 묻자 “하여튼 저희 입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서울시에 들어오는 건) 아닌 걸로 이해하겠다”며 “만약 서울시가 긍정 검토한다는 입장이 나오면 ‘오세훈 시장 말 바꾸기’라고 보도자료를 낼 것”이라고 거듭 물었고 오 시장은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제2독립기념관은 국가보훈부가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논란이 됐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보훈부는 국내민족독립운동기념관(제2독립기념관)을 수도권에 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기에 오 시장이 한때 이승만기념관 부지를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로 검토했다는 이야기와 겹치면서 제2독립기념관이 해당 부지를 염두에 두고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오 시장은 이날 답변에서 “(보훈부로부터) 공문 형태의 요청은 아직 없고 후속 조치가 없는 것으로 봐서는 추진 의지가 처음만큼은 아닌 것으로 이해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보훈부의 제2독립기념관 수도권 건립사업은 국회의 예산심사를 거치면서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19일 예산소위 등을 거쳐 제2독립기념관 관련 예산을 ‘독립기념관 운영 및 활성화사업’으로 항목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제2독립기념관은 천안 독립기념관 부지 내 ‘광복80주년 기념 특별관’ 형태로 건립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지난 2월 송현동 부지에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검토했던 입장을 철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8월 서울시의회 시정질문 때 “이승만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의 제안을 심도있게 검토했지만 건립을 반대했던 불교계의 의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시민들과 불교계에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송현광장 부지에 이건희 기념관과 함께 정원형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