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900억달러 넘어설 듯
11월까지 누적 835.4억달러…상품수지 877.5억달러
수출 7000억달러 밑돌 듯, 대외 투자소득 220억달러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900억달러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됐다. 상품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수출 증가율은 둔화해 사상 첫 7000억달러 돌파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4년 11월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93억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10월(97.8억달러)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7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갔다. 11월까지 누적 흑자는 835억4000만달러로 전년도(280.7억달러)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9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월간 경상수지 추이는 5월(89.2억달러) 이후 흑자를 이어 가면서 적게는 65.2억달러(8월)에서 많게는 125.6억달러(6월)까지 대체로 10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 흑자가 64.6억달러만 넘으면 90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커졌다는 분석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도 8일 기자설명회에서 “작년 12월에도 통관기준 수출개선이 지속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한은이 전망한 연간 경상수지 흑자 900억달러는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2024년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900억달러로 예상했다.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900억달러를 넘어서면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97억5000만달러 흑자를 보여 2023년 4월(6.1억달러) 이후 1년 8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흑자규모도 10월(81.2억달러)보다 20% 가량 늘었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상품수지 흑자는 877억5000만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260.6억달러)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수출은 571억달러로 10월(600.8억달러)보다 소폭 감소했다. 11월까지 누적 수출은 6362억3000만달러로 전년도(5860.4억달러) 대비 8.6% 늘었다. 연간 수출 총액은 7000억달러를 넘어서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달 초 발표한 ‘연간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까지 6838억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다만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상품수지 통계는 정부의 통관기준 수출입동향과 일부 집계방식이 달라 소폭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
서비스수지는 20억9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여행수지 적자(-7.6억달러) 등이 10월(-4.8억달러)보다 커졌다. 중국 국경절 연휴 효과 등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 설명이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19억4000만달러로 10월(34억5000만달러)보다 줄었다. 분기 배당지급 등으로 배당소득수지 흑자(6억달러) 규모가 전달(24.9억달러)보다 18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97억6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8억4000만달러 늘었지만,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100만달러 줄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채권을 중심으로 3억9000만달러 증가했지만,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주식 위주로 21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