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B<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 핵심성과지표·무형자산 등 회계기준 변경 의견수렴
EBITDA 보고 의무화
가상화폐 자산편입 등
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가 기업들이 임의적으로 보고하는 핵심성과지표(KPI) 의무화, 무형자산 보고대상 확대 등 회계기준 변경안을 놓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차감 전 순이익(EBITDA)과 잉여현금흐름은 기업들이 즐겨 공개하는 KPI지만, 미국의 현 보고체계에서 명확히 규정되지 않는다. 순이익, 매출, 주당순이익, 희석 주당순이익과 다르다.
FASB는 투자자들을 상대로 EBITDA 등을 보고체계에 편입시킬 경우 장점 등에 대한 의견을 구하고 있다. 기업들이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증권거래위원회 등이 강제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FASB 리치 존스 존스 위원장은 “내 의견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재무보고 외에 따로 언급하는 여러 KPI들은 ‘일반적으로 인정된 회계원칙(GAAP)’이 아니다. 존스 위원장은 “어떤 종류의 기업들이 특정 KPI를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는지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EBITDA는 제조업체에게 유용한 기준이지만, 금융회사들에겐 아니다”라고 말했다.
많은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KPI를 보고하고 있다. 때로는 이익전망에 대해 과도하게 낙관적인 그림을 제시한다. 일부 기업들의 실적발표 때엔 조정 EBITDA, 조정 잉여현금흐름 등이 포함된다. 금융리스크관리 기업 ‘채텀 파이낸셜’의 컨 로버츠는 “고객들은 KPI로 할 수 있는 것에 대단히 많은 재량권이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고 말했다.
대부분 투자자들은 기업 KPI를 판단하는 자신만의 기준을 갖고 있다. 무디스 선임 회계분석가이자 FASB 자문그룹 일원인 데이비드 곤잘레스는 “만약 KPI를 의무화한다면 기업보고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 위원장은 “내년부터 이 방안을 적용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요 이슈는 무형자산 인식과 보고다. 무형자산에 대한 현재 기준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R&D 등 특정 영역, 특정 업계에만 해당된다. 하지만 신약개발, 가상화폐, 브랜드가치 등 무형자산 보고 의무화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자주 나왔다. 존스 위원장은 “개인적 의견은 각기 다른 무형자산 범주에 담아야 할 것들이 매우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계컨설팅기업 ‘마인드 더 GAAP’ 이사인 스캇 얼리치는 “더 많은 무형자산을 재무보고에 추가하는 것에 기업들은 엇갈린 반응이다. KPI보다 논란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얼리치 이사는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무형자산을 보유한 기업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인식하고 평가하는 비용이 혜택보다 적다고 느끼는 기업들은 소극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FASB는 KPI에 대한 규정을 올해 4월까지, 무형자산에 대한 규정을 5월까지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