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올해 국내투자 24.3조원
역대 최대 규모 … 차세대 제품·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수소제품 개발 가속화
현대자동차그룹이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한국을 중심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국내 투자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국내에 24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역대 연간 최대규모 투자이자 지난해 20조4000억원보다 19% 이상 늘었다. 현대차그룹이 이러한 투자를 단행키로 한 것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신년 메시지를 통해 위기에 맞서는 관점과 자세, 현대차그룹의 지속적인 체질 개선을 통한 변화와 혁신, 위기 극복 DNA를 강조하며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그 위기들을 극복해 왔으며, 위기 이후 더 강해졌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한 바 있다.
◆현대차, 2030년 21개 모델 전기차 풀라인업 구축 = 현대차그룹은 올해 △연구개발(R&D)투자 11조5000억원 △경상투자 12조원 △전략투자 8000억원을 각각 집행한다. 연구개발 투자는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DV), 수소 제품 및 원천기술 개발 등 핵심 미래 역량 확보를 위해 사용된다.
현대차그룹은 성능과 연비가 뛰어난 하이브리드 모델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등을 앞세워 전기차 수요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전기차 신모델 개발을 꾸준히 확대하며 전동화 전환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30년 경제형에서부터 럭셔리, 고성능까지 21개 모델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기아도 2027년까지 다양한 PBV를 포함해 15개 모델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SDV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 내재화를 통해 2026년까지 차량용 고성능 전기·전자 아키텍처를 적용한 SDV 페이스카 개발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양산차에 확대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경상투자는 EV 전환 및 신차 대응 생산시설 확충, 제조기술 혁신, 고객체험 거점 등 인프라 보완 등에 투입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EV 전용공장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지난해에는 기아 광명 EVO 플랜트를 가동하고 소형 전기차 EV3 생산을 시작했다. 올 하반기에는 기아 화성 EVO 플랜트를 완공하고 고객 맞춤형 PBV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에서는 초대형 SUV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을 양산할 계획이다. 전략투자는 자율주행, SW, AI 등 핵심 미래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집행된다.
◆완성차분야 투자가 전체의 67% = 2025년 국내 투자를 산업군별로 분류하면 완성차분야 투자액이 전체 투자액의 약 67%인 16조3000억원를 차지한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순수 전기차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외에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혁신적인 자동차 생산공법 도입에도 나선다. 그 일환으로 현대차 울산공장에 하이퍼캐스팅 공장을 신설한다. 하이퍼캐스팅은 차체를 통째로 제조하는 첨단공법이다. 전동화차량 등 차세대 제품 성능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V, SDV 전환 대응 원천기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및 수소 버스·트럭 개발, 수소충전소 구축 등 수소제품 및 기술연구와 생태계 구축에도 매진한다. 신규 모빌리티 디바이스 개발, 로보틱스 비즈니스 등 신사업 다각화에도 나설 예정이다.
완성차 분야 외에 8조원의 투자를 단행한다. 부품분야는 전동화 기술개발 및 설비투자, 완성차 분야의 신차 대응을 위한 생산라인 신증설, SDV 전환, EV 및 하이브리드용 차세대 친환경 부품 개발, 전기차 모듈 신공장 구축 등이다.
철강분야는 전력비용 감축을 위한 LNG 자가발전소 건설, 친환경 소화설비 신설, 안전강화 투자에 나선다. 건설분야는 수전해수소 생산 실증사업, 소형모듈원전,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인프라 구축 등 신사업 발굴을 추진한다.
또 금융분야의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한 IT 시스템 및 인프라 개선을 추진하고, 물류거점과 친환경 자동차 용선 확대, 차량 SW 플랫폼 관련 투자, 방산 및 철도차량 관련 핵심 역량 확보에도 나설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국내투자는 경제활성화와 연관산업 고도화 촉진으로 전후방 산업의 동반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