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에 우크라전 종식 압박

2025-01-23 13:00:07 게재

우호관계 말하면서도 협상 실패 시 제재 위협 … 러시아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와 평화 협정을 맺으라고 압력을 강화하면서 러시아가 전쟁 종식에 동의하지 않으면 더 강력한 경제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빠르게 종식시키기 위한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는 협상이 실패할 경우 러시아와 다른 국가들에 대해 경제적 제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강력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는 2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협상할 시간이다. 더 이상 생명을 잃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빠른 종식을 위해 “쉬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트럼프는 “쉬운 방법도 있고 어려운 방법도 있지만, 난 쉬운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와 푸틴에게 노골적으로 외교적 압박을 가하는 형태로,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경제 제재나 세금, 관세의 인상 등 실질적 조치를 예고한 것이다. 또한 그는 “러시아와 푸틴에게 큰 호의를 베풀겠다”며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과 러시아의 협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전쟁에서 많은 희생을 치르며 우리가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푸틴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과 평화적인 해결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으며 협상이 실패할 경우 제재와 압박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바로 전쟁을 끝낼 수 있다”면서 “만약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제재와 세금으로 러시아와 관련된 모든 국가들에 대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을 비롯해 러시아와의 우호관계를 강조하면서도 전쟁종식을 위해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강력한 제재가 뒤따를 것이라는 경고를 동시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드미트리 폴랸스키 유엔 러시아 대사는 “우리는 전쟁을 끝내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많은 문제가 남아 있다”며 “트럼프가 말하는 협상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해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안보 문제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어야만 진정한 평화가 올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미국 내부에서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일부 정치 분석가들은 트럼프가 푸틴과의 협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미국의 외교정책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가령 미국과 러시아 간의 외교 관계는 이미 긴장 상태에 있다. 푸틴 대통령은 국제 사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지만, 미국의 제재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푸틴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런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세계 외교 무대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이 제시한 경제적 제재와 협상의 압박이 국제 사회에 미칠 영향이 무엇일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경제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트럼프의 외교적 접근이 국제적인 긴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지, 아니면 갈등을 심화시킬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가 제시한 ‘쉬운 방법’으로의 해결 방안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그것이 국제 정치와 외교의 복잡한 상황에서 실현될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다.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입장과 러시아의 대응에 따라 트럼프의 제안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도 여전히 불확실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의 종료를 원하고 있으나 러시아의 군사적 점령을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상 조건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자국 영토의 반환과 국가 안전 보장을 주요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협상 테이블에 나설 의향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침공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우크라이나 무력증강을 통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진정책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국제사회의 비판과 제재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의 근본적인 문제가 확실하게 해소되지 않는 한 러시아 역시 쉽게 방향을 틀기는 쉽지 않은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트럼프가 푸틴이 거부할 수 없을 만큼의 강력하고 확실한 당근이나 채찍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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