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행정체제개편, 지방소멸 막을 해법”

2025-01-23 13:00:02 게재

행안부 자문위 '광역시·도 통합부터' 권고

수도권 일극체제서 다극체제로 전환해야

행정안전부와 각계 전문가들이 시·도 통합, 시·군·구 통합 등 지방행정체체 개편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미래지향적 행정체제개편 권고안 발표 홍준현(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행정안전부 미래지향적 행정체제개편 자문위원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체제개편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행안부 소속 민간자문위원회인 ‘미래지향적 행정체제개편 자문위원회’(미래위)는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시·도 통합을 포함해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8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미래위에는 각계 전문가와 함께 행안부 차관·차관보·지방재정경제실장도 참여했다.

정부가 행정체제개편을 공식적으로 추진한 것은 13년 전인 2012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정부는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설치한 대통령소속 추진위원회를 통해 16개 지역 36개 시·군·구 통합을 제안한 바 있다.

◆행정체제개편 기본 방향은 ‘통합’ = 미래위가 내놓은 행정체제개편의 기본 방향은 ‘통합’이다. 우선 광역 시·도간 통합을 제안했다. 초광역권을 형성하고 전국을 수도권 일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는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대구·경북 대전·충남 부산·경남 통합 논의를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시·군·구 통합 필요성도 강조했다. 인구 감소에 따른 과소 시·군 통합은 물론 초광역권 성장을 견인하는 거점도시 조성형 통합, 자치구 적정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자치구간 통합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동안 시·군·구 통합이 성사된 지자체는 2010년 경남 창원·마산·진해가 통합한 창원시, 2014년 충북 청주·청원이 통합한 청주시 두곳 뿐이다. 한때 정부가 전북 전주·완주, 충남 천안·아산, 경기 의정부·양주·동두천 등 전국 30여개 시·군·구 통합을 권고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미래위는 이 밖에도 △광역·기초 구역변경 △특례시·대도시 기능 강화 △지자체 기능 조정 △특별지방자치단체 활성화 △자치계층 장기적 재검토 △읍·면·동 효율화 등 모두 8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홍준현(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미래위 위원장은 “현재 지방행정체제는 인구와 경제력이 성장하던 3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행정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며 “시·도 경계를 초월한 초광역권 행정 미흡, 비수도권 자치단체 위기, 지방행정체제와 실제 행정수요간 불일치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조기대선 치러질 경우 ‘공약’ 가능성 = 이 같은 행정체제개편 방안이 추진동력을 얻을 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12.3내란사태로 정부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 혼란이 오히려 행정체제개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동현 전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기 상황에서 행정체제개편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차기 대선에서 필요성을 공론화하면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김민재 차관보는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여야와 무관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정책방향”이라며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정부 차원에서 충실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구구조 변화, 행정체제개편 불가피” = 행정체제개편이 필요하다고 미래위가 본 가장 큰 이유는 인구구조 변화다. 행정체제개편을 하지 않고는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인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실제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7년 후인 2052년 우리 인구는 4627만명까지 감소한다. 현재(5175만명)보다 약 10%(548만명) 줄어든다. 특히 대구·광주 등 비수도권 광역시 인구감소율은 25%에 이른다. 인구감소와 함께 노인인구 증가도 행정환경의 주요 변화다. 이미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선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52년에는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경북·전남 등 비수도권 도 인구만 놓고 보면 노인인구 비율이 46.9%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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