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새해 가계대출 증가 둔화세 이어져
5대 은행 가계대출 10개월 만에 순감
주택담보대출 둔화속 불안정성 여전
새해 들어서도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어진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조치도 지속되고 있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새해 첫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순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4일 기준 국내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32조365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734조1350억원) 대비 1조7694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긴 설 연휴를 고려하면 월말 기준으로도 변동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3월(-2조2238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월간 기준 가계대출 잔액이 순감한 것이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580조1227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578조4635억원)보다 1조6592억원 가량 증가했다. 신용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103조6032억원에서 100조5978억원으로 3조54억원이나 급감했다.

은행권은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감소한 데는 기업의 설 상여금 지급 등에 따라 현금이 가계로 유입되면서 단기 신용대출 등을 상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에서 65% 이상 차지해 압도적 비중을 보이는 5대 은행 대출 잔액이 새해들어 감소하면서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41조원으로 전달 대비 4000억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추이는 지난해 8월(9조2000억원) 정점을 찍은 이후 9월(5조6000억원)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주담대는 지난해 12월까지 줄곧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달 소폭 증가세로 반전해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올해도 주담대 증가세를 잡기 위한 강력한 대출 규제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DSR을 시행한다. 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에서 취급하는 주담대와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상품에 기본 1.5%p 수준의 가산금리를 적용해 사실상 대출 상한액을 규제한다. 다만 구체적인 가산금리 수준은 대출상품의 성격과 금리형태, 개인 신용도 등에 따라 다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