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하락 속 ‘늘어난’ 미·중 물동량

2025-02-11 13:00:22 게재

1월 ‘탈동조화’, 부산·상해발 운임은 계속 하락 … 트럼프 관세효과 전망 엇갈려

운임은 내리고 미국 중국 항만의 물동량은 늘어난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2월에도 계속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관세가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관세정책 향방과 효과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10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발표한 부산발 ‘K-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는 일주일 전에 비해 5.1% 하락한 2801포인트를 기록했다. 올해 1월 6일 이후 5주 연속 하락세다.

부산항과 연결된 글로벌 13개 항로 중 북미서안·동안, 북유럽, 동남아 등 11개 항로 운임이 떨어졌다. 일본항로는 일주일 전에 비해 2포인트 하락했고 중국항로는 같았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하는 상하이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SCFI)도 7일 1896.7을 기록했다. 춘절 연휴 직전인 지난달 24일에 비해 7.3% 떨어진 수치로 1월 10일 이후 4주 연속 하락세다. 상하이항과 연결된 글로벌 13개 항로 중 일본서안·동안 2개 항로를 제외한 11개 항로 운임이 내렸다.

부산과 상하이항과 연결된 항로 중 특히 운임 하락 폭이 큰 곳은 유럽, 남미항로다.

해진공은 유럽항로 운임 하락에 대해 “가자지구 단계적 휴전 이후 후티반군이 이스라엘 선박을 제외한 국적 선박에 대한 공격 중단을 발표하며 수에즈 운하 정상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은 유럽항로 선복량 증가로 인한 운임 하락 가능성을 반영”하고 “(선사들은) 점유율 확대를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 조정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 주요 항구의 1월 물동량은 코로나 대유행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해 하락세를 보인 운임과 거꾸로 움직였다.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하이항은 1월 6m 길이 컨테이너 500만개(500만TEU)를 처리하며 2007년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상하이항은 세계 최초로 5000만TEU를 초과한 물동량을 처리한 바 있다. 세계적 수요 증가, 관세위협에 대응한 화주들의 재고확보 움직임 등이 겹친 결과다.

로이드리스트도 이날 미국의 1월 수입물동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9% 증가한 249만TEU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한달 전인 2024년 12월보다 5% 증가한 기록으로 ‘역대 최고의 1월’이었다. 코로나 대유행 때도 최고 몇 달을 제외(250만~260만TEU)하면 1월 실적보다 낮았다. 물동량 증가는 해상운임을 올리는 강력한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향후 물동량과 운임 관계에 대한 예측은 엇갈리고 있다. 핵심 변수는 트럼프 2기 관세정책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10% 추가 관세로 미국으로 수출되는 중국 상품의 40%가 줄어들고 중국 국내 총생산의 0.9%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산했다.

로이드리스트는 다른 경로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덴마크 선사 머스크의 최고경영자 빈센트 클레르크는 “고객(화주)들은 관세에 대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소비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들은 미국 국민들이 인플레이션에 지쳤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가 들어왔다고 생각하며, 새 행정부는 인플레이션을 다시 점화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매우 해롭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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